책을 집어든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를 보며 소설이 있어 다행이라고 느꼈다.

거의 작가의 고통을 갈아넣은 수필같은 느낌이 강했지만.

지독한 불안장애와 신경쇠약, 우울증은 헤세의 그것과 비슷했고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

그리고 그가 남긴 메세지는 비관적인것이 아니라 내면의 성숙이란 것에 대해 더욱 더 감사히 생각한다.

집에서 벗어난 나쁜 세계는 너무나 자극적이고 두려운 것이라 해방되는것이 낫다, 해방은 죽음이다 라는 말을 남겼다면 난 벌써 죽고도 남았을 것이다.

5년간 병을 앓으며 지금도 나쁜세계를 무서워 하지만 나는 문학 때문에 살아간다.

혼자서 불안과 괴로움에 몸부림 칠 때면, 안정제를 한알 털어넣고 조용히 독서등 앞에서 책을 보는 것 만큼 좋은게 없더라.

그때는 마치 내가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조용한 시골 마을 샤이어의 샌님 호빗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흐르는 개울과 찌르르- 우는 풀벌레가 내 곁에 기분좋게 머물러준다.

때론 감당할 수 없어 비관적인 일본 소설들을 보기도 한다. 자살한 숱한 문학가들의 정신을 들여다보며 그것과 나를 동일시 하고 자살 계획을 잡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런 생각을 함으로서 살아있음을 버티기 위해 하는 행위일 뿐이다.

약에 취해 이런 실없는 소리를 지껄이는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 그래도 책 밖의 세상은 위험하고, 자극적이다.


나의 데미안은 언제 찾아올까? 자유와 해방, 구원은 죽음이 아닌 어떤 방식으로 내게 찾아올지 궁금하다. 어쩌면 내 내면에 이미 존재하지만 껍질에 싸여 그것을 보지 못하는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