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하고 마주보고 앉아 농도 짙은 묵상집을 붙들고선 해가 뜰 때까지 가라앉고 싶어
시간이 흐르는 것도 망각한 채 아침의 부재를 삼키듯 당신하고 둘이서 부유하고 싶어

(나의 오늘이 당신의 내일과 닿고 싶어하듯이)

새벽 어스름을 피해 척척한 이불 아래로 함께 도망치고 그 안으로는 당신 체온에 온전히 스며들고 싶어
뒤엉킨 살결을 따라 부딪힌 경계에 이따금 키스를 하며 당신의 무색한 심장에까지 나는 도달하고 싶어

(나의 울음통이 당신의 아랫배에 쇠고 싶어하듯이)

새벽녘에 기원한 신음에는 전염성이 있다며 미처 재워두지 못한 기시감으로부터 당신을 숨겨주고 싶어
내 이름 이외의 것들에 관하여 떠올리지 못하도록 내 윗입술로 당신의 것을 봉합하고 싶어

(나의 침실에서 부정한 수색이 시작될 거야)

아슴푸레한 과거로의 회귀를 바라는 내가 속으로 묻어둔 것들에게마저
당신의 탄피는 어째서 이렇게나 따뜻한 걸까
마치 꼭 불발할 것을 아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