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이라면 시를 지은 원작자보다도
기가막히게 잘 해체해 놓을 수 있을거야

하지만 해부학이란 결국 보다 정밀하고
속속들이 정리하여 정보들을 알기 쉽게
재단해 놓을 순 있어도

생 날 것의 생명력을 잃어 버린 후에야
시체를 가지고서 가능한 학문이거든

물론 나는 시의 역사라든지 사상가
또는 많은 작품들 형식들 분석따위의
정보를 얻는 것이 시를 쓰고 짓는데
방해라는 주장은 하지 않겠어

왜냐하면 저런 해부학이
오히려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데
공헌한 바가 적지않거든

다만 시를 읽고 즐기고자 하는 순간에
시를 죽여서 씹어 삼키기 전에 잠시나마
그 향과 각별한 맛을 상상하며
여유를 가져 보잖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