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과 대중은 뗄레야 뗄 수 없음.

대중을 무시한다는 건 장사를 하면서 손님에겐 신경 끄겠다는 것과 같음.


순문학이 가진 기능에서 대중에게 크게 어필할 요소가 사회 비판 내지는 계몽 같은 건데,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이 기능을 뺏겨 버렸음.


유투브만 봐도 온갖 사회 이슈들에 대해 몇분 짜리 짤막한 영상으로 알차게 다룸.

그것도 발생하고 하루도 안 되어서...

제작에 몇개월 이상 걸리고, 다 보는데 몇시간씩 걸리는 소설이 따라잡을 수준이 아님.


소설이 가지던 풍자, 계몽의 역햘이 대폭 약화되니,

소설의 본 기능인 재미로 승부를 봐야하는데, 별다른 오락거리가 없던 옛날과는 달라졌음.

게임과 영화, 만화 같은 대체 오락이 늘어났고 무엇보다 현대의 오락거리는 속도감이 중요시됨.


당장 게임만 하여도 호흡이 긴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은 사양세로 접어들고

인스턴트식 쾌락을 제공하는 FPS와 AOS장르가 대중에게 폭발적 인기를 얻음.


소설 또한 마찬가지로 요즘 젊은 세대들은 호흡이 긴 스토리 전개방식보다는

스피디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독자들을 끌고가는 이야기 전개를 선호함.

내용적으로도 대리만족에 철저히 집중하게 되었음.


이는 독자들이 저열해져서가 아니라, 사회비판이나 계도 등의 문제는

보다 전문화된 영역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소설을 통해 이런 걸 추구할 필요가 없는 것.


따라서 소설의 본래 기능인 재미...

그 재미를 가장 확실히 전달해주는 전개방식인 대리만족에 올인하게 되는 거.

그 결정체가 라노벨과 웹소설로 대변되는 장르문학이라는 것이고.


결국 풍자와 계도는 인터넷에게 빼앗기고, 재미는 장르문학에 뺴앗겨 버린 게 순문학의 현주소.


순문학이란 건 문자에 비유하면 상형문자 같은 거임.

모든 문자의 근간인거 맞고, 그 가치를 무시할 수 없는 것도 맞음.


근데 현대에는 어울리지 않음. 너무 오래되었음.

핸드폰 문자를 보냄에도 알파벳의 힘을 빌려야만 하고 배우는 것도 읽는 것도 너무 불편함.


요즘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1가지를 남들과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특출나게 잘해야함.

장르문학은 그것을 '재미'로 선택했고 실제로 성공했음.


순문학은 어떤 것을 선택해야할까? 재미와 편리성으로는 장르문학에 대적이 불가능함.

순문학이 부흥되려면 인터넷이나 장르문학에서는 제공할 수 없으면서 대중들도 매력적으로 느낄만한 뭔가를 순문학이 제공할 수 있어야함.

난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