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로 기억을 잃으신

할머니께도 꿈이 있으셨다는걸 뒤늦게 발견하고 

쓰게된 시입니다




-헌정시




세월은

어디로 흘러 어디로 고이는가

지나감은 귀띔이 없고

망각은 스스로 자취를 감춘다


흘러흘러 어디로 고이는가

의지를 잊은 두 시선은

눈앞의 부유물만 좇고

교점이 없으니 다가옴이 무의미하다


그대, 젊을 적

흐르기에 바빠 괴이는 것을 모를 때

너무 많은 앞을 지나치느라,

너무 많은 여린 도자기들을 빛내느라,

일말의 아쉬움없이 띄워보낸

총명함들을,

차르란히 띄워보낸

흔쾌한 희생들을

그대, 잊으셨겠지요


그대 큰 그늘에 기대어

숨죽여 뒤를 따르던 땅거미는

어느덧 그늘보다 더 커다래져,

당신이 두고간 꽃멍울들을 세어봅니다


 나무는 기억을 잃고

 가지마다 노화의 물결이 피어오르나

 그곳에 

 꽃멍울은 멈추어있었다


 못다핀 꽃멍울,

 남은 시간 더 피어날 일 없을

 그 정지된 성장에는


 열 손가락 지문을 뜯어그린

 오래된 꿈의 나이테가

 알알이 새기어져있었다


그대, 젊을 적

흐르기에 바빠 괴이는 것을 잊을때

수많은 그늘을 펼쳐내느라

정작 펼치지 못했던 그날의 꿈

아쉽고 아쉬워 차마 띄워보내지 못한

청춘의 꽃멍울


자연한 망각 속에

하나 둘 흐름 속으로 사라진

기억잃은 주인의

무명의 꽃멍울

그대, 잊으셨겠지요


어떤 꿈이었으려나,

지나온 수많은 발자국 속

손끝으로나마 더듬더듬 아쉬움을 훑었을,

커다랗던 당신의 품 속

조용히 자리했을 그것은

어떤 꿈이었으려나.


뒤늦게 발견한 꿈의 파편을

더 일찍 기억해주지못함에 아쉬워


당신이 두고간 꽃멍울들을

알알이 

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