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나간 흔적을 간직하고 싶어 험한 골짜기를 돌아돌아 봤습니다.

가슴이 무뎌질까 나 곰의 새끼도 품었으며 늑대의 침소에서 그들과 함께 거하였습니다.


짐승의 발톱자국, 내 마음이 긁혀버려 깊었던 굴에 도망쳐 나오니

남은 것은 깊게 새겨진 흉터와 그들에 대한 눈물뿐이었습니다.


눈물이 나의 가슴을 위로해줄까 기도해 보았지만

믿음은 아직 굳지 않은 밀가루 반죽이었나 봅니다.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 일그러질 수 있으니

여전히 나의 시간은 라일락 꽃 내음 가득 찬 저 산을 추억합니다.

야속한 흐름 속 금매화와 같습니다.


붉은 장미는 끝내 썩어 거무스름 바래집니다.

우리의 향기는 고장난 시계만을 가리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