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맴돌이
날씨가 추울수록 강해지는 사람이 있었고
그게 눈사람이라고는 굳이 덧붙이지 않겠다

눈이 내리지 않는 겨울
아이들은 눈 대신 먼지를 던지며 놀고
독서록을 적게 쓴 아이가 승리하게 되는 계절

칼바람을 즐기는 사람이 있을까 살을 에지 못하고 애꿎은 모래더미만 바람에 날린다 겨울 백사장에서 바다로 이어진 발자국을 보았고 너는 저건 인어공주가 고향으로 돌아간 흔적일 거라며 웃었다

세상엔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이 참 많아 그들은 목소리를 잃고 무엇을 얻었을까 사실 다 노래를 부를 수 있지만 모른 척 마스크를 쓰고 내뱉는 가래 낀 소음

병자를 자청하는 시민들과
메스를 거꾸로 든 의사

폐렴이 유행하는 계절이다
입을 가리지 않는 자들은 모두 죄인으로 취급된다

겨울은 너무 이기적이라 한 해의 시작과 끝을
전부 가져가려 하지만 사람들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고

자동차 보닛 위를 훑으면 부드럽게 묻어나는 먼지에
순수한 너는
체온에도 녹지 않는 눈이 있었다고

눈사람이 우릴 보며 비웃었다
진짜 겨울이 끝날 것 같니
그 말에 우리는 어떻게 대답해야 했을까

말소리가 묻혀버린 2월의 중순
먼지 쌓인 책장을 뒤적거리며
이미 늦어버린 답을 찾는 저녁이 반복되었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