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라는 사람이 어떻게 알고 가게에 찾아왔다. 안마방이다. 몸 파는 일을 한다. 내가. 대개 뺨을 후려치고 머리끄댕이를 잡고 밖으로 나오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했다. 나는 좀 웃겼지만 아버지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끝나고 나지막하게 하시는 말씀이 '또 올게'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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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가게에서 일하는 언니 이름이 A다. A는 어저께 이상한 손님을 만났댄다. 그 손님 이름이 B다. B는 A에게 토끼가 나는 꿈에 대해 이야기 했다. 토끼가 났았는데 움직이지 않았댄다. 그냥 가만히 날았댄다. 근데 신기한건 A도 그 꿈을 꿨댄다. 같은 날 꾸진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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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는 이러이러하게 생겼다고 A가 말한적이 있다. 이러이러하다는 말 뿐이었지만 척보니 '아 저놈이구나' 라는걸 알수 있었다. 내가 먼저 B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날씨가 좋아요. 밤이지만."

"여름밤은 날씨가 좋죠. 공기가 달아요."

"혹시 무슨 일 하시는지 물어도 되요?"

"총을 팔죠."

"총이요?"

"물총이요."

"아아... 물총이라."

"유리로 만든 물총입니다."

"그거 고급스러워 보이네요."

"그렇죠."


"뭐... 일 끝나셨나요? 밥이나 같이 먹죠."

B가 말했다.


"아, 저는 방금 밥을 먹어서요."

"아쉽네요. 전 술을 못하는데."

"언제고 만날 일이 있겠죠."

"아니요. 없습니다."


B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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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또 가게에 왔다. 이번엔 한번 하고 30분 연장을 했다.


"뭔가 좋은 일 있나 봐요?"

"내가 복권에 당첨됬거든."

"호오. 얼마?"

"100만원."


적절한 돈이다. 당분간은 행복할수 있는 돈이지.


"나도 왠지 좋은 일이 일어날거 같아."

"어떤?"

"100만원 짜리 복권 같은 일."


그날 밤 나도 토끼꿈을 꾸었다. 근데 날아다니진 않았다. 그냥 땅바닥을 이리저리 방방 뛰었다. 입에는 당근을 물고 있었다.


*


A가 나한테 밥을 샀다. 비싼 밥. 밥 사주는 것도 황송한데 이것저것 많이 줬다. 빽, 장갑, 자전거 기타 등등. 내가 물었다.


"난 잘 모르겠는데 혹시 오늘이 내 생일이야? 오늘이 몇일이지?"

"아니 그건 아니고 그냥 그럴 일이 있어."

"뭔 일?"

"나 남자 하나 잡았다. 뭐, 중학교 올라가는 언니가 초딩 동생한테 학용품 물려주는 느낌이랄까, 이젠 필요없는 것들이니까."

"아아 그래? 그럼 못보겠네 우리. 아쉽다."

"뭐, 나 같은 사람 어디서든 볼수 있어."


A는 물을 몇모금 마시곤 말했다.


"그래도 다시 만나면 좋은 일이야."


다음날 밤 뉴스에 A가 나왔다. 염산을 남자 얼굴에 뿌렸는데 범행도구가 물총이었다. 유리로 만들어서 염산에는 안녹는. 난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한 바퀴를 돌았다. 여름 밤 공기가 맛있었다. 100만원 보다 조금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