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미 묶는 >

나의 올가미는
지금껏 미물들의 발목을 훔쳐왔고

나의 올가미는
여럿 미물들의 생명을 앗아갔고

아버지
올가미 매듭법 
알려주십쇼

그런데

나의 올가미는
어째서
인간의 모가지를 휘어잡고
이리도 늘어져있느냐

아들아.
아들아.


<바퀴벌레>

여러분! 바퀴벌레도 날개가 있습니다
단지 깨닫지 뿐입니다

단지 깨닫지 못하고
지상의 굴레에서
사람들에게 짓밟혀
생을 마감합니다

저는 다릅니다
저라고 날겠습니까?
저는 바퀴벌레입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날개를 펼치는

말을 끝으로 그는
옥상에서 투신했고
머리가 으깨져 죽었다.

아시겠습니까? 바퀴벌레도 날개가 있습니다
단지 깨닫지 뿐입니다.


<방송인>

끝을 없는 길을
나는 걷고 있었다.

목적을 없는 손가락질
나를 향해 있었다.

나는 항상
그저 걸었고

끝에서
항상 낭떠러지와 벗삼았다.

이제 피할 없다. 
그것에 나는 육신을 내주었다.

나는 방송인이야!
안테나를 타고 흘러
터진 두개골 조각
사람들의 가십거리였나.

손가락질은
박수 갈채가 되어
귀에 맴돌았고
주검은
싸늘히 미소지었다.

땔레야 없는 나의 천직.


<베르테르>

스튜디오  
눈과 코가 없는 사람들
입을 벌렁거리며
나에게 열광했던
그들이 싫다

그것이 역겹다
티비에서 예술을 떠들던
이리 직접 뵈다니
몸둘 바가 없습니다!

다만 궁금합니다
귀하의 작품을 여럿 봐왔기를
귀하께서 그리 떠드시는
예술이란 무엇이란 말입니까?
그것은 거짓이고 위선이란 말입니다
가짜예술인!

드디어 벌렁거리던 아가리들이
굳게 닫혔다

저는 항상 스튜디오 뒤를 고집합니다

무명시절 어느 겨울 노숙자와 비애
작품을 봐주시던 후원자 님께 
작품을 바칩니다

그리고
그날 대한민국에선
건의 자살이 신고되었다

베르테르는 알았을까
진짜예술인의 비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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