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써서 마시기 힘들다고 그래서 자기는 막걸리에 사이다를 섞어 마신다던 사람은 떠나며 소주 한 병을 남겼다. 샤워기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물소리가 마치 빗소리 같아서 여기에도 비가 내린다고, 나도 당신처럼 여름을 사는 중이라는 편지를 남겼다.
지난 강구안에서의 밤이 그리워서, 홀로 떠 있는 거북선이 생각나서, 당신이 거기에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작정 저녁 기차를 타고 통영으로 떠났다. 찐득한 바다 냄새는 그대로였지만 배도 당신도 그날의 분위기도 없더라. 여기 있던 배는 어디 갔나요. 동상은요. 전에 왔을 때는 있었거든요. 한 오 년 전이요. 공사 때문에 다 치웠나 보네요. 다 사라졌네요.
당신이 맡겨두고 갔다던 꿀빵 한 조각을 입에 욱여넣고 땅바닥에 앉아 소주에 사이다를 섞어 마셨다. 당신이 가끔 내 안부를 궁금해했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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