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거짓말

어릴 때에는 그랬다
차를 타고 달리면
달이 나를 따라왔다
흐려진 창문 밖의 빛은 선을 그려내고
그래서 기어코 내 눈까지 닿을 때면
나는 으레 그렇게 생각했다


이것 좀 보세요
달이
달이 날 따라와요.

낡은 계단에 앉아 달을 본다
이제는 눈을 마주쳐주지 않는구나
야속한 녀석
키는 자랐는데 거리는 더 멀어졌다
이 어둠을 달린다면 달에 닿을까

뛰어들어!
분명 나는 밤을 건너서
회색 구름을 즈려밟고
별마저 뛰어넘어
기어코 빛을 안게 될 거야

모르는 소리
널 맞이할 곳은
차가운 계단의 끝 뿐
달빛만이 아름답게 비출
바닥인 것을


어쩌면 나는 진작에 알아보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