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한 삶을 살다가 서른 전후에 요절해서 그런 이미지가 붙었을까. 아마 절망을 다룬 그의 시 소재도 한몫 했겠지
그런데 사실 기형도는 천재 시인은 커녕 등단조차 운 좋게 한 시인이었음.
당시 기형도의 심사 위원이었던 고 마광수 교수가 회고하기를, 기형도는 시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니었으며 그 해 신춘문예에 당선될만한 실력이라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단지 친구의 의가 상할까봐 뽑아줬다 함.
근데 사실 누구의 말을 끌어올 것까지도 없이 시 공부 몇년만 해봐도 다 아는 사실이지.
일단은 문장이 너무 별로인게 흠.
그런데 그걸 커버할만한 시적 기술도 없음.
사실 사후에 주목받게 된것도 김현 등등 기형도 사후에 평론을 잘해준 사람들 덕이지.
그건 솔직히 생전 쌓아온 문단계의 인맥 덕이 상당히 컸음.
기형도.
글쎄다. 분명 천재 시인은 커녕 그 시대를 살던 시인들의 평균 수준에도 못미치는 시만 남기고 떠나갔지만
그의 불행했던 삶 자체가 한편의 시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시알못인데 단테 이상 가는 시인으로 누구 꼽냐? 좀 읽어보게
외국 시인들 시는 그 나라의 언어가 모국어 수준이 아닌 이상 번역된 언어로는 완벽하게 받아들이기가 힘들어.
근데 단테는 너무 오래된 시인이 아닌가 싶다.
난 예이츠도 좋고 랭보도 좋고 다 좋아함.
랭보를 좋아한다고? 왜지?
아참 좋아한다는게 아니구나 좋다는 거구나
딸이나 한 번 잡고서 발바닥 닦고 디비져 주무소~
새벽 세 시에 자고있는 사람은 문학할 자격 없지.
윤동주도 단어선택 등으로 탈락감이라고 하더라
어느날 잠 잘 자려고 시 한 편 펼쳤는데, 딱 한 줄 읽고 정신이 먹먹해지고 잠이 확 달아나더라. 알고보니 그게 기형도였다. 시대적 절망에 관해서는 정말 진하고 강하게 묻어나더라. 시적 기술과 문장력이 약한데도 그럴 정도면, 이야말로 진짜 천재 아닌가. 잘 배우고 문장력 좋은 사람이 있고, 못 배우고 문장력 나빠도 감정 전달 잘 하는 사람 있고 ... 어느쪽을 천재라 부르지?
문장 사이에서 느껴지는 강한 기운은 부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