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감상자에게 자신을 지나치게 드러내보여선 안돼.  감상자가 보는 그 시인에 대한 이미지가 시를 최종적으로 완성시키는 거거든.

이해 못하는건 아냐. 돈은 궁하고 시집보단 산문집이 수십 배는 잘 팔리니 당연히 욕심 나겠지. 안 나면 이상한거지.

근데 시인은 그러면 안된다고. 공직자들이 뇌물에 눈 돌아가서 부정부패 저지르는 것보다 시인이 잠깐의 유혹에 혹해서 산문집 내지르는 게 더 비참한 짓이야.

공직자들에게 공직은 단순한 직업이겠지만 시인은 아니거든. 시인에게 시란 자신의 정체성 그 자체란 말이야.
그리고 그 시라는 건 글자만으로 끝나버리는 게 아니라 감상자가 가지는 시인의 이미지로 완성되는 거다.

산문집 따위 펴내면서 자신을 지나치게 드러내는 것들, 난 시인 취급 해주지도 않아.

그래도 산문집은 그나마 경우가 낫지. 트위터, 인스타, 유튜브 같은 거 하는 것들은 구역질 날 정도로 역겨워.

그럴거면 어디 가서 일이나 구하지 왜 시는 써? 난 그런 인간들이 도대체 시를 통해 뭘 얻고자 하는지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