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을 펼쳐보면 끄트머리에 항상 평론가가 평론을 써 놓곤 하는데

적어도 시집에 적혀있는 글은 다 읽고 평론을 하는게 느껴진다

문학 갤러리가 인터넷이고 익명에 숨어서 아무말 대잔치 하는 곳이긴 해도

적어도 누군가를 통틀어 평가할 때는 

다 읽진 못해도 초기 중기 후기에 쓰인거 한두 편씩은 읽고

이 사람은 이렇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만한 가치도 못 느끼겠으면 그냥 입 다물고 가면 된다

여러 편을 읽으라고 강요하는건 아니다 만약 그럴 생각이 없으면

그 시가 쓰여진 공간에서 그 시에 대해서만 제대로 된 평가를 하면 좋겠다

이건 시가 아니라느니 하는 말은 걍 쓰지 말라는 말과 같다

시집 한 권에 시가 약 50편이 들어가는데

지금껏 살면서 한 권의 시집에 있는 모든 시가 다 좋았던 적은 없었다

어떨 때는 시가 감정의 배출처럼 쓰이는 경우도 있다

난 기준이 널널해서 그런 글도 시로 읽힌다 그런 글을 쓰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 적도 없다 그냥 쓸 뿐이다 너의 기준에

못 쓴 글을 봐서 기분이 나쁘다고 하는 건 너의 문제다 내 문제는 아니다

나에게 따질 일이 아니다 너 스스로 성찰할 일이다

평론가가 시를 잘 쓸 필요는 없지만

평론가는 정당한 평론으로 자신의 비평의 정당성을 입증한다

자기가 하는 말이 맞다고 생각해도 그게 올바른 방법으로 입증되야 한다

난 평가에 그리 배타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진 않다

ㄹㅎ나 다른 정상적으로 비평하는 사람들에게 박한 태도를 보이진 않는다

내가 시를 쓰는 것 그 자체가 불만인 놈들에게나 난 뭐라고 한다 주로 욕을 하거나 한다

시가 좋냐 안 좋냐 이건 시냐 아니냐를 따지기 이전에

나에게 조언이랍시고 모욕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내기 이전에

현실의 평론가들에게서 배울 부분은 좀 배우고 따를 부분은 좀 따랐으면 좋겠다

넌 지금 남의 눈의 티끌을 지적하면서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