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일종의 미투라 볼 수 있겠지만, 김봉곤의 가해 사실보다는 그의 한정 된 세계와 서사가 결국 바닥을 드러낸 것에 더 주목하고 싶음.


지금 박상영도 그렇고 김봉곤도 그렇고 가장 비판하고 싶은 점은 대개 소설이 자가복제한 듯 비슷비슷하다는 거임.


나도 김봉곤 사태 터지기 전에 문갤에 비판하는 글 올려두고도 개인적으로 마음이 좀 미안해서


여름, 스피드를 다시 찾아 읽어봤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몇 작품 읽다가 말게 되더라고.



모든 작품의 모든 화자가 비슷하고 모든 배경과 모든 사건이 비슷함.


사랑에 관한 글을 주제로 썼다는 건 이해한다 쳐도 왜 다들 직업이 예대 학생 아니면 예체능계 종사자인지.


왜 성격은 다 그리 천편일률적으로 여성스럽고, 쓸데없는 자기 취향 고백은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음.


취향이 일종의 메타포를 가지고 있으면 모르겠는데 그런 것도 별로 없음.


성을 대하는 인물의 태도도 진보적이고 개방적인 면에만 머물러 있음. 이렇게 폭 좁게 사랑을 다루는 작가가 어떻게 '사랑의 소설가'임.



이건 최근 박상영의 퀴어 소설에서도 대개 느껴지는 대목임. 두 작품 중 하나는 화자가 영화과 학생 아니면 문창과 학생임.


주제도 비슷하고 술 먹고 섹스하는 이야기만 이어지니 이거 뭐, 그쪽 취향인 사람들이야 공감하고 읽겠지만


그 외부에 있는 사람들에겐 어떤 공감도 못 줄 소설이니까.



사소설인 걸 감안하고 봐도 내부의 사유가 빈약하다는 점은 어떤 식으로도 가릴 수 없음.


문갤에 윤성희, 이주란 작가 까는 사람 몇 있던데 솔직히 그런 사람조차 김봉곤 보고 윤성희 보면 선녀가 따로 없다고 느낄 듯.


작품은 써야하지만 자전적 체험을 넘어서는 소설에서는 힘을 발휘하기 어렵고, 자기 이야기는 한계가 있으니


결국엔 주변 지인의 이야기까지 끌고 들어온 거겠지.



박상영 작가 대도시의 사랑법 왜 냈냐고 저번에 말했다가 최근에 지인에게 듣게 되었는데


엄청나게 잘 팔린다고 하더라. 나도 대도시의 사랑법 책 있어서 뒤에 들쳐봤는데 산지 꽤 되었는데도 이미 8쇄까지 찍혀있더라고.


출판사에서 퀴어에 집착하는 이유가 납득이 감. ㄹㅇ


퀴어 작가들에겐 뭐, 본인들 일이니까 내가 뭐 할 말은 없겠지만, 참, 씁쓸하다는 생각만 들더라.


문학상까지 받은 작가 단편집이 그런 수준으로 뽑혀나오는 건 진짜 본 적이 없는데.



이번 일로 퀴어 문학에 대해 좀 환멸감이 느껴졌음. 이제 적어도 '문학상 작품집'에선 퀴어 사소설은 보고 싶지 않음.


한 명의 독자로서 술 먹고 섹스하는 예대생 이야기는 그만 보고 싶음. 편집부가 죽어도 문학상에 퀴어 독자층을 포기할 수 없다면


이제 다른 작가 좀 찾으라고 말하고 싶음. 술 먹고 섹스하는 사소설 말고 다른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작가를.



+



요즘 부천 국제 영화제 때문에 문갤에 자주 못 왔음.


마지막 글 올렸을 때 조작이랑 소리도 나오고 포스트 모더니티 가지고도 잠깐 떡밥이 돌았더라.


일단 주작한 적 없고 이런 사람 없는 곳에서 그런 거 할 만큼 관심 필요치도 않음. 본인이 주작이라 생각하면 알아서 신고 넣으셈. 난 당당함.


그리고 포스트 모더니티는 포스트 모더니즘에서 파생된 정치적 집단 내지 사고를 가리키는 뜻으로 썼음.


포스트 모더니즘의 예술 사조를 말한 건 아님. 궁금하면 조지 피터슨 책 읽어보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