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 카프카는 평생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에 목표를 두고 살던 사람이었고, 문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란 어떤 이의 분석에 나는 문학으로 이루어진 사람이란 대답을 할 정도로 열정적인 작가였다. 그러나 생전 그의 글은 빛을 보지 못했고, 아버지 또는 세상과 대립하던 불행한 일생을 살다 지병으로 세상을 떠야 했다. 오늘날 순문학 작가라는 사람들이 처한 현실은 어떠한가? 문단권력 혹은 등단과 같은 소주제는 차치하고, 작가란 직업이 굶어죽기 딱 좋은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이 다만 우연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혹자는 웹툰과 순수미술의 경계를 들며 순문학 우월론을 주장하곤 하는데, 당최 문학 혹은 예술의 존재 이유란 무엇인가? 퇴근길 버스 안, 손바닥에 놓여진 스마트폰을 통해 전개되는 웹소설이 다만 시간 죽이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감히 그것이 무의미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고전 중에서도 그것이 재미 혹은 감정적 유희에 치중한 작품인지, 깊은 철학적 맥락을 내포한 명작인지를 가른단 것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누가 감히 그 분류를 정당한 행위로 격상할 수 있는가? 취향은 다만 취향일 뿐이고, 예술의 등위를 나누는 일은 수단화의 방편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쓰고 싶은 글과 대중적인 글 사이의 간극이 존재할 것임은 나 또한 부정할 수 없다. 다만 그 진정성에 관한 한 형태의 종류를 놓고 평가할 수 없는 것이고, 설령 스스로의 진정성에 반하는 글을 통해 돈을 번다고 할 지언정 그것은 예술이 아니라며 절하될 수는 없는 것이다. 과거 문인이 스타 대접을 받는 시기도 있었지만, 글을 쓰는 행위 자체는 다만 기술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의 장르소설과 작금의 웹소설은 매체의 변화일 뿐, 문학 고유의 가치가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클래식이나 순수미술이 귀족의 취미로 일컬어지는 것은, 그 자체의 가치가 대중예술에 비해 우월하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이는 되려 그 방면의 창작자와 전문가들이 대중성을 붙잡는 일에 실패했을 따름으로, 소수의 엘리트에 의존해 그 명맥을 유지하는 현실이 결코 긍정적인 신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되려 그 흐름이 신진 예술가의 등장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은지, 예술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다양성과 이에 따른 창조성을 스스로 말살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되물을 일이다.


흔히들 투잡족이라고 일컫는 것처럼, 문학적 자아와 일상의 자아가 분리된 채 살아가는 작가들이 있다. 그러나 그 일상이 온전히 문학에 할애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의 정체성마저 의심할 수 있는 것일까? 같은 맥락에서, 스스로의 재능을 꽃피우는 방식의 차이는 형태의 우열과는 하등 상관이 없는 것이다. 또한 평론가나 일반 대중에 의해 구태여 순문학의 껍질을 타고난 작가들 역시 일시적으로 그 몸을 바꿔 장르문학에 투신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다만 구태에 집착하느라 시류를 읽지 못할 뿐인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