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멸종했으면 해요
꼭 사람 하나 정도의 별이 추락해
깜깜하게 무너져줘요 

늦은 아침을 먹은 날마다 내내
손을 쌓아 육지를 지었어요

아무 일도 없어요

안개가 만삭인데 아가미를 손에 쥐고 당신은
내쉰 물길을 떠내어 발을 듬뿍 적셨어요
곱게 남긴 발자국은 아예 잊어질 모양이고

차라리 바다에 빠져 한참을 지새고 싶어요
요샌 외출할 일이 없어서 대신
어항에 머리를 틀어박곤 했죠

이러다 정말 아가미가 생길 것만 같아요, 그렇담
것도 일종의 진화인 셈이죠

젖은 발목이 곧 일상이 될 것이다
습기에 순응하는 법을 배워야 해
오늘은
젖은 표정을 잔뜩 쌓아두고 지냈다

아무 일도 없을 테죠
저는 오늘도 어항에서 하루를 지새고
당신의 멸종을 빌다 깜빡 아가미가 생길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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