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릉 숲에는 들어가는 길도 있고 나가는 길도 있다.

쉼터로 가는 길도 있고 심지어

나무 박물관으로 가는 길도 있는데 세상에는

제대로 된 길이 없고

자꾸 비켜 가야 하는 길밖에 없는 것 같았다.

길을 따라가는 길밖에 없는 것 같았다.

나도 이마를 콩콩 쳤다.

- 유혜빈, 꽃이 핌 중 +- 

저기요

 

달빛 내리는 골목에 우리 같이 서요

나는 돌담에 발끝을 딱 붙이고서요

한사코 당신 옆에 서겠다 우기는 것은

꼿꼿한 내 그림자를 뒤로 보내겠다는 것인데

부디 이 시간 뒤로 흐르는

밤줄기를 풍경으로 남겨놓지 말아요

사랑이 허다한 죄를 덮는 오늘 같은 날

우리는 눈 먼 연인이 될 수도 있어요

 

귀 좀 가까이 할까요

 

자기야 나 너무 살고 싶어

한낱 저 초록이 눈부셔서 그래서 자기야 나는

이토록 살고 싶어

그러니 콱,

이 초록에 죽어버릴까

 

글 | 유혜빈

 

어....음.. 얼굴 이쁘장한건 인정 ^^*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