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여름의 냉동실 문틈에 끼여 있습니다 집주인은 엄마를 닮았지만요 집주인이 엄마라면 이 빌어먹을 빙하기는 한참 전에 끝나야 했겠죠 아빠들이 엄마들을 죽이고 엄마들이 딸들을 죽이고 그렇게 빙하기가 끝난 게 수천 년전의 이야기 아니었나요 그러니 집주인이 엄마는 아닌겁니다 이게 내 생각이에요
문틈 사이로 흐르는 시간은 너무 깁니다 그 시간들을 묶어 목을 매달 수 있을만큼이요 집주인은 새벽 네 시에 집에 들어와서 내가 죽었나 확인을 하고요 나는 그때마다 살아 있습니다 시간들을 묶어 목을 매달 순 없었기 때문이에요 나는 손재주가 없답니다 매듭 짓는 법을 몰라요 그래서 그래요
이상하네, 왜 죽지도 않는 건지 집주인은 고개를 갸우뚱하지만요 씨발년 죽어버리란 말을 많이 듣는 애들은 언제나 마음이 풍요롭지요 집주인은 그걸 모르는 것 뿐이거든요 집주인이 없는 시간에도 너 죽어버리란 말을 잊지 않고 챙겨 먹으면서 키는 무럭무럭 자랍니다 죽지 않고요
나 말고 다른 애들도 냉동실 문틈에 끼여서 자랄까요 아닌 걸 알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할래요 다시 문틈 사이로 시간이 흘러 새벽 네 시가 되었습니다 문을 열어주세요 이상하네, 왜 죽지도 않는 건지 또 실패했어요 차라리 아까 죽어서 귀여운 딸이 될 걸 그랬습니다 엄마는 아니지만요 어쨌든요 그럼 안녕 다들 잘 있어요 나중에 또 편지할게요 받아주기로 약속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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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갤에 올리기에는 아까운 공들인 글이다
거마워잉 - dc App
마지막에 '엄마는 아니지만요' 에서 끝나는게 더 깔끔할것 같다는 의견 드림
다음 생에는 복 많이 받아라.
고맙ㅜㅜ - dc App
나도 병승이 의견에 동의함 좀 더 고쳐서 어디 내보지 왜
좋네 이런 가식적이지 않은 거 좋아
박세랑 시인 시도 좀 읽어보면 도움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