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있는일을 다 때려치우고
있는돈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던와중인 어느날
평소에 잘 가지도 않던 산책을 나왔다.
목표도없고 정체성도 잃어버린지금
난 진정한 의미에서의 백수이다.
하고싶은일도 없고, 해야할일도 없다.
단지 삶의 공허함 그것을 채우기위해 현관을 나서고
터덜터덜 밖으로 나와 걷기 시작했다.
무선 이어폰을 귀에꼿고서 유튜브에서 항상 듣던 플레이리스트를 재생시키고는
정처없이, 한걸음 한걸음. 여행을 떠난다.
지금 떠나는 이 여정에는 목적지도 없고 , 나선 목적또한 없다.
그러나 매일같이나서던 길을 또한번 나가는것이지만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때드는 감정이 새롭다.
오롯이 걷는것에만 집중하고 주위를 살펴보는것에만 집중한다.
듣고있던 노래의 가사는 온데간데없고, 멜로디또한 점점 사라져간다.
귀에 들려오는 멜로디와는 별개로 고요하다.
정적이라는것 또한 새롭다.
걸으면서 지나쳐가는 모든것들이 새롭다.
이제보니 너무 빨리지나가는것같아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길가에 나있는 꽃, 그위를 날아다니는 벌들.
벌? 10월에도 벌이 있구나. 그러고보니 벌은 겨울을 어떻게 나는걸까.
조금 궁금하긴 하지만 지금 곧바로 찾아볼정도로 궁금하지는 않다
다시 걸음을 옮긴다. 이번엔 조금더 느리게.
길을가며, 우리동네에는 어떤 가게들이 있는지 살핀다.
우리동네에 이런가게가 있었나? 처음보는 가게이다.
들어가고싶었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닫혀있었다.
기회가되면 가봐야지.
다시 걸음을 옮긴다.
바닥을 보니 보도블럭에 껌들이 수도없이 붙어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껌들, 저것들은 언제 다 생겨난것일까?
기억을 되돌아보아도 껌을 밟은 기억은 없는데,
어디서 저렇게 많은 껌들이 생겨난것일까?
뭐 내알바는 아니지.
다시 걸음을 옮긴다.
길을 걷다보니 횡단보도에 다달았다.
신호를 기다리며 주위를 살핀다. 전봇대에 붙어있는 전단지.
누가 보기는 하는것일까? 별로흥미가 끌릴만한 전단지는 없었다.
시선을 돌려 옆을보니 이번엔 또 다른종류의 꽃들이 피어있었다.
10월에도 꽤나 많은 종류에 꽃들이 피는구나. 사진을 찍는다.
별 이유는 없다. 그냥 반가워서 찍었다.
중간중간 시든꽃들이 보인다. 생긴것이 다른것으로 보아서 다른종인것같은데.
신호가 바뀌었다. 다시 빠르게 걷는다.
차도옆에 인도, 그리고 인도옆에 나있는 화단.
양 옆과 바닥을 살피고보니 이제는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하늘을 보니 구름이 져있다. 해가 쨍쨍한 날보다는 훨씬 산책하기 좋은 날씨에
산책을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실을 알고나니 왠지모르게 기쁘다.
오래간만에 나왔는데, 적당히 구름져있는 딱 산책하기에 알맞은 날씨라니 운이 좋네.
뭉개뭉개 구름. 우중충한 구름. 두가지가 섞인 하늘. 보기에는 하늘색 하늘에 흰 구름들이 나을지 몰라도
난 밖에나와서 산책하기에는 이 날씨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비만 안온다면 말이다.
아, 비가 온다고해도 주룩주룩 내리지만 않으면 상관없을지도 모르겠다.
부슬비가 내린다면 오히려 좋을지도 모르겠다.
비맞으면서 걷는것도 나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얼마나 걸었을까.
정처없이 걷다보니 꽤나 멀리왔다.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곡들이 꽤나 많이 지나갔다.
슬슬 지치는느낌이들어, 근처에있는 카페를 찾았다.
메뉴는 내가 두번째로 좋아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첫번째는 헤이즐넛 카푸치노이다. 아무도 궁금하지 않겠지만)
주문을 하고 창가에 앉았다.
창가자리쪽이 좋은 자리라고 항상 들었던것 같은데. 왜 좋을걸까.
밖을 처다보면서 다시 사색에 잠겼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런저런 사람들이 지나가고, 신호가 파란불이되었다 빨간불이 된다.
다시 사람이 지나간다. 같은사람이 지나가는경우는 잘 없으니까 다양한 사람들을 보게된다.
아 알았다.
창가자리는 관음하는것에 최적화된 자리구나.
그럼 창가자리쪽이 좋은이유는 사람은 남을 관음하는것을 좋아하기 떄문인가?
잘 모르겠다.
주문한 커피가 나왔다는 진동벨이 울린다.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커피가 쓰다. 창가에앉기는 했지만 밖은 충분히 본것 같아서 눈을 감는다.
커피향이 코끝을 스친다. 귓가엔 카페에서 틀어주는 최근 트렌드의 노래가 들려온다.
다시 난 할일이 없어졌다.
이제 뭐하지. 추천 받는다.
님 인생만큼이나 시시하고 지루한 글이네요
쓰니야 고마워... 니 덕분에 살아갈 희망을 얻었어
카페 창가를 선호하는 이유가 인간들 관음? 난 자연 관음인데. 나무와 하늘, 특히 노을. 노을 질 때 즈음해서 노을 보기 좋은 카페에 가기도 한다. 노을이 어둠에 묻힐세라 카페 향하는 발걸음이 콩콩닥 콩콩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