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이 지나서 알게된 사실이 있다

천장은 낮고 또 손이 안 닿고

키가 더 안 큰다는 말을 들었다

난 살이 쪘고 이제 걷잡을 수 없고

자존심을 챙길 수단을 찾아다녔다

공공기관은 이제 시원하지가 않아

바람이 부는 옥상에 벽화를 그렸다

빨래를 널고 축 젖은 팔이 팔랑거리고

꿈을 안 꾼지 꽤 오래됐다


모두의 목소리가 점점 사라져 간다

내 입이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데

노래를 틀어도 주변은 조용하기만 하고

잠바를 입는 계절이 오기 전에

멀리 떠날 준비를 마쳐야겠다


동생은 위층에 살고 안경의 알은 두꺼워

굴절돼 보이는 동그란 얼굴

시퍼런 칼은 늘 주머니에 있고

바깥은 항상 위험하기에

손 안에 넣고 만지작거린다


책이 가득한 방

사서는 서비스직이고

우주는 잠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