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에 글 처음 써봐

여기 있는 사람들은 취미든 학업이든 꿈이든 다들 각자의 목적으로
자기 글을 드러내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것 같아서 너무 좋다
근데 댓글을 보다 보면 조금 아쉬워서 글 한번 써봐

여기 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도 문창과를 다녔었고 한때는 작가를 꿈꾼 적 있었어
냉정하게 말해서 재능도 없는데 노력도 안하는 케이스라서
아무 것도 이루지 못했고 지금은 책도 잘 안읽고 있어..ㅋㅋ
내기 무시했던 '이름없는 잡지에 등단한 이름없는 시인'이
얼마나 많은 사유를 통해 글들을 써냈는지
그 과정을 너무 폄하했던 게 부끄러워지더라

학교를 다니면서 여러 강의들을 들었었고,
그중에는 작문 관련된 강의들
특히 학생들이 써온 글을 가지고 토론 혹은 비평하는 강의가 있었어
높은 성적을 받으려면 글을 잘 써 오거나 비평을 열심히 해야 했는데
글을 잘 써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
몇 일을 고민하고 써놔도 정신차리고 보면 그냥 종이낭비 수준의 글이니깐
결국 다들 비평을 열심히 참여하게 되더라

그러다 보니 시든 소설이든 작품을 그 자체로 보지 않고
어거지로 결점을 드러내서 그 결점을 다른 방식으로 수정한다거나
('~부분은 @@보다 ##같은 표현이 더 맞는게 아니냐?'같은 말을 많이 했었지)
지나치게 지엽적인 부분에서 지적하는 경우가 많았어
('-히'와 '-하게'의 차이가지고 한시간동안 토론한 적도 있어)

작품을 너무 해체의 대상으로만 봤던 게 아닐까 생각해
의미에 대한 해체가 아니라 작품 자체를 각 단어나 음절의 단위로
잘게 쪼개서 비평의 대상으로 봤던 게 아닐까 하는 의미로.
물론 그런 시도가 잘못됐다는 건 아니지만
모든 작품을 그렇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내 경험이지만
별로인 글을 단어 하나하나 다 바꾸고 없애고
표현을 바꾸면서 땜질을 해봐야
글의 시작부터 사유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좋은 글로 바꾸긴 참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런 글들은 시간이 지나고 시의 시작이었던 사유에
또 다른 사유들이 덧입혀지면서 두께나 깊이가 생겼을 때
그때서야 좋은 글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봤던 것 같아

솔직히 말해서 이 갤러리를 하는 사람들이면
자신이 어느 정도 보는 눈은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
그런 사람들은 이게 아무것도 모르는 문외한이 쓴건지
아니면 어느 정도 배우고 쓴건지 정도는 구분할 수 있으니까
너무 공격적으로 하나하나 찢어버리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