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여행
우리는 바다에 갔습니다
오랫동안 같이 살아온 물고기를 보내주고
집을 빈집이라 부르기 위해서
새벽이 상영하는 영화는 낙조로 끝난다는데
우리의 마지막 풍경이라면, 그게
그 보다 허기진 일이 없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서랍에 접어 넣어 놓은 그림자가
배게에 있는 머리카락을 구분해 놓았을 것입니다
모래사장에 엎드려 있으면
익사한 숨들이
이제와서 살아보겠다고
하얗게 발버둥칩니다
끝내 살 리가 없는 숨들이 부딪치며
파랗게 멍들다가 엉켜 죽습니다
우리는 이런 장면을 보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서로가 파래지는 기분
빈 소라를 주워 이야기를 속삭이고,
서로의 귀에 갖다 댈 뿐입니다
귀에 밀물이 차오릅니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미리 사둔 케이크를 꺼내고
초 대신 서로의 종교를 심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기념일
나는 십자가를 심었는데, 너는 내 눈만 쳐다봅니다
한 때, 우리는 서로의 종교였습니다
말은 신앙이며, 손길은 세례였다는 말을
빈 소라에 넣어두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제 누군가의 맹신이 아니라고 중얼거립니다
케이크를 놔둔 채로 나와서 걷습니다
서로 모래집을 짓자고 하는데
나는 텅 빈, 빈집을 짓고
너는 모래집을 짓습니다
모래는 살지 못한 숨들의 것이라,
네 모래집만 무너집니다
빈 사람이 빈 집을 짓습니다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기념품을 가져오는 습관은
이제 사라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소라를 가져왔습니다
집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유난히 이부자리가 짙어보입니다
늦은 밤, 귓속에 밀물이 들어찰 때면
수화기를 드는 날보다
빈 소라를 귀에 갖다 대는 일이 더 잦아질 것입니다
수신자 없는 이야기가 길게 이어질 것입니다
오랜만에 써봤습니다!
고칠점이나 조언 부탁드려요!
- dc official App
익사한 숨은 해안에 밀려오는 하얀 공깃방울들이라고 이해되는데 다른거는 하나도 못알아먹겠음
좀 알아먹게 써야겠네용 - dc App
내공이 깃든 글솜씨이신데 뭔가 겉도는 느낌이네요 시의 외적 요소들이 총집합한 느낌 시 보다는 수필 같기도 하고 수필 보다는 편지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집중력은 대단하신데 시를 읽히게 쓰고 싶으시면 기성 시들과의 비교도 니쁜건 아니라고 봅니다 이 글이 시작 노트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dc App
감사합니다!! - dc App
오랜만에 보는 필력 ㅇㅈ
스킬만 있는 글. 찬찬히 음미해보면 얄팍하거나 공허함.
그 스킬도 없는 것들이 시는 순수하다느니 공유를 위해 올린다느니 하는데 이정도면 준수하지 뭘
솔직히 말장난 같네...읽고 나니 기분 나쁘다.
잘 쓰는데?
실물감이 좀 떨어지는데;; 이런 시가 실물감이 떨어질 때는 스킬문제가 아니라 감정이 평면적일 때 그래
단순히 공허하다 비어있다 말고 왜 어떻게 뭐가 공허한지 그 김정의 실체를 고민해보면 쳐낼 문장 쳐내고 더할 문장 더할 수 있음
신기하네 울동네사람인가
너 뭐야 ㅅㅂ
지금은 같은 이야기만 반복하는 느낌이야 “여행을 다녀오면 기념품을 가져오는 습관은 이제 사라질 것입니다”라는 문장은 좋다 이 문장에서 출발해서 전체적으로 다시 써봐
나도 예전에 시인분한테 이런 평 들었었는데 나도 감정이 좀 플랫된 사람이라 그런듯. 이제 좀 이해되네... 고마워 동네아조씨
멋있다 개취임 이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