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에 앉아서 폰을 보던 점심시간이었다. 노알라 인스타그램을 보던 나는 옆에서 말을 걸자 거의 폰을 떨어뜨릴뻔했다.
"노알라 좋아하나봐?"
양숙이가 싱글싱글 웃으면서 머리칼을 뒤로 넘겼다.
"미안, 노알라 좋아하는 사람이 드물어서. 노알라 안 키워?"
우리집은 노알라를 키울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원래 영남지방 토착종이었던 노알라는 특유의 생김새때문에 1990년대 이후 전국에서 애완동물로 키워지고 해외로 수출되고 있었다. 그러나 2천년이 넘게 영물로 신성시되던 노알라를 애완동물로 키운다는 발상은 남도민들에게 거부감을 주었고 내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나중에 우리집으로 올래? 노알라 한 마리 있거든."
어머니는 창원, 아버지는 김해. 내 부모님은 둘 다 경상남도 출신이었지만 한번도 노알라를 직접 본 적은 없었다. 두 분 다 고향 친척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명절에도 거의 경남으로 내려간 적은 없었다.
"집 가는 방향도 같잖아. 저번에 갈 때 보니까 같은 버스더라. 523번 맞지?"
"어? 응."
"잘됐네. 너 학원도 안 다니지? 학교 끝나면 버스정류장에서 보자."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양숙이는 반으로 들어가버렸다. 나는 양숙이가 간 자리를 멍하니 쳐다봤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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