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놀고 있는 한량 청춘들 생각나서 써봄.
대학 졸업하고 아직 놀고 있는 후배 하나가 아직 등단 몬하고 있어서 이번에 열심히 썼는데 좀 봐달라 해서 시 원고 받았음.
많이도 썼더라 20편 정도. 다 신춘 낼 건 아니고 5편 정도만 신춘으로 뽑고 내년도 염두한 원고들.
남자애라 요즘 뽑히지도 않는다는 걸 잘 알기에 더욱 측은했음. 차라리 게이가 되라고 조언도 해봤지만 여자에 환장하는 놈이라 실패.
첫째. 등단을 못한 친구들의 특징은 '자기 혼잣말'을 시에다가 그대로 갖다 씀.
시가 혼잣말 아니냐고 묻겠지만, 시는 혼잣말이긴 한데 저 어두운 객석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있는 와중에 하는 혼잣말이야.
절대 배우의 진짜 혼잣말을 객석 사람들에게 들키면 안됨. 들켜도 그 들킨게 진짜 혼잣말은 아니어야 됨. 시인은 태생적으로 거짓말쟁이들인거지.
근데 습작생들의 가장 큰 실수가 뭐냐면 이걸 혼동해서 쓰는 거야. 좋게 말해서 순수한 거고 아직 단련이 덜 된거지. 구라치는 일에.
시 = 생각 = 나의 말 = 혼자 하는 말 이렇게 시를 쓰면 100퍼센트 신인상 심사에서 '제목' + '첫줄' 에서 걸러진다고 보면 된다.
시는 연극하고 매우 비슷함. 지가 뭐 대단한 생각이라고 혼잣말로 감탄해버리면 그 다음 줄을 읽을 재미도, 이유도 사라짐.
절대 나의 혼잣말을 들키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런 부분들을 과감히 드러내라.
둘째, 제목을 못 지음.
제목 짓는 법엔 왕도가 없지만 문학 이론 시간에 다들 배운 '데뻬이즈망'이라고 알지? 여기서부터 시작해보자.
제목과 본문 사이에 어떤 긴장이 생겨야 한다는 거야. 그 긴장을 여기서 다 풀긴 어렵고.
제목은 시를 개념으로 정리한 게 아니라 시를 한약방에서 환으로 만든거라 생각하면서 제목을 지어보면 너네게 짓는 제목보다 좀 나을걸.
그리고 낯선 말들을 잘 기억해놨다가 써먹어도 좋다.
그러하다...
dépaysement [depeizmɑ] 1. 남성형 명사 [옛] 고향[고국]으로부터의 추방, 유배 (=exil) 2. 남성형 명사 낯설음, 낯선 느낌 3. 남성형 명사 (좋은 의미로) 환경[습관]의 변화, 기분 전환 동아출판 프라임 불한사전 ////// 그냥 `낯설게 하기'쯤 되려나
그리고 그러면 넌 누군데 그러냐 ㅎㅎ
본명 꼭 적어내라는 곳 한정되어 있는데 등단이 여자여야 된다라. 시 톤 보고 그렇게 결정한다는 말이지?
글고 주위에 쓰는 사람 많은 걸 보면 문창 출신 같은데 문창이 시 원고 20개 가지고 있으면 딱히 많지는 않은 거 아닌가. 걍 소소한 질문임.
좋은 글 잘읽었다. 다음글도 기대할게ㅎ
낼 만한게 20개면 그냥 발로 쓴 작품들은 그 두 배 정도 있다는 거겠지 뭐... 남자 여자 구분 없지만 딱 읽어보면 딱 데오드란트 냄새 나는 게 있음 . 봊이들 꺼지.
ㅇㅋ
차라리 게이가 되보라고 ㅠㅠ - dc App
ㄹㅇ 시는 연극임. 남을 속이는 게 시지만 지자기는 속으면 안됨
씁쓸
좋은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