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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면 "다양한 문학"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의 절대적 숫자가 줄어드는 것도 문학이 죽어가는 원인이라고 봄.

전공이 전공인지라 입에 풀칠 좀 하겠다고 입시 국어, 논술, 문예 창작 강사로 강의를 해보면 10대의 독해력 자체가 놀라운 수준으로 후퇴해 있음. 얘네들은 최근의 문학이 문제가 아니라 20-70년대 사이의 서정시나 소설도 제대로 독해 못해. 공부를 못하거나 지능이 떨어져서 그렇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는데, 문학에 대한 독해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애들은 수능 성적 기준 2-3등급 사이를 찍는 인원들 중에서도 종종 발견됨. 얘네가 성적을 어떻게 올리냐고? 독해 방식을 외워버림. 공식이라고 봐야겠지... 아 이게 잘못됐다는 꼰대질은 아니고.

문학이 어려워지고 비소통적 측면으로 나아갔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음. 특히 이른바 "순수문학"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었던, 혹은 현재 쥐고 계신 분들은 이 혐의에서 벗어나기 어렵지. 또 이런 헤게모니 시스템에 편입되고자 열심히 "최근 문학"을 주워 섬기는 우리들도 마찬가지고.

근데 과연 비소통의 추구, 현학적 작법 등만이 문학의 고사를 불러 일으킨 원인일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만일 누군가 소통도 메시지도 놓치지 않은 작품을 쓴다 해도 그 "누군가"를 읽는 독자는 지금의 10대, 20대가 아닐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다는 거야. 그 원인은 그들 다수가 겪고 있는 실질적 독해 능력의 부재인 거고.

그러면 누군가 이 꼰대 새끼야, 그럼 요새 10대 20대가 읽는 장르 문학은 문학이 아니라는 거지? 요 씹새끼가 순수문학 독해 못하는 걸 꼬투리 잡아서 장르문학 까내리려고 하는 거였네 ㅋㅋㅋ 어휴 못난 새끼야!! 라고 일침을 가할 수도 있겠지.

그런데 난 먹고 살려다 보니 웹소설도 자주 본다. 아직 시도는 안 해 봤는데 언젠가 시작하게 될 것 같아. 딱히 부정적으로 안 봐. 순수건 장르건 잘 쓰면 그만이고 목적을 달성하면 그만이지. 다만 수천만 원을 번다는 1위 소설부터 조회수 2-3회짜리 하꼬 소설까지 항상 발견되는 댓글이 있어.

"이거 나혼x이랑 똑같아"
"이거 전독x랑 똑같아"... 뭐 기타 등등. 웃긴 건 그런 평을 들음에도 불구하고 되게 잘 팔려. 존나 잘써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웹소설을 보면 볼수록, 10년간 놀라운 속도로 후퇴하는 학생들의 독해력을 보면 볼수록 다른 생각을 갖게 돼.

아는 형태라서 잘 팔리는 거야.

현대판타지라는 장르명과 최약 헌터 어쩌구 하는 제목만으로도 얜 초반에 배신당할거고, 각성할거고, "상태창"을 외치게 될거고, 복수를 할거야... 라는 예언적 확신을 가지고 볼 수 있는 작품이라서. 심지어 작가가 자신들의 템포를 못 따라오면 "하차"를 볼모로 삼아서라도 자신이 아는 형태로 바꿀 수 있는 작품이라서.

빙빙 돌리지 않고 말한다면, 그냥 그들의 빈약한 독해력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인데다가 쉬운 형식이어서 그렇다는 거지.

평생 문학을 하고 싶지만 결론적으로 문학은 죽을 거야. 지금같은 가사 상태 말고 그냥 완전히. 문학이 사람과 괴리된 탓이 아니라 사람이 문학에서 괴리된 탓에.

그냥 그런 생각을 해.
만약 운이 좋아서 40 전에 죽으면 그런 꼴 볼 일은 없겠다,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