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사람이 얼마나 될 진 모르겠지만 내 나름의 솔직한 조언을 해볼게요

나는 소설로 신춘문예 당선됐었어요 십 년 더 된 진짜 예전 일이고 지금은 접었다 여긴 어쩌다보니 들어왔네요

그 때는 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응모하진 않았어요 주요 일간지 중에서 응모자가 300 이하인 곳도 있었어요

1  신춘용 소설 쓰지마세요
그렇게 해서 등단하면 금세 묻혀요 신춘용 소설이 뭔지는 다들 대충 감이 오겠죠 그리고 너무 순문학스러운 소설도 쓰지 마세요 순문학에 매몰된 소설이 결국은 신춘용 소설을 낳죠
재미있는 이야기를 생각해보고 그 접점을 탐구해보시길
실패자의 조언이긴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네요

2 생계를 해결하는 건 당연히 중요하지만 직장은 가지지 마세요
아래 어떤 댓글에서 몇 작가를 거론하면서 그들도 직장이 있었다고 하시는데 그들이 가졌던 직장의 성격을 생각해봐야죠. 그들은 직장 안에서도 자기 글을 손 볼 시간이 남는 그런 직장을 가졌어요. 그런데 요즘도 그런 직장이 있나요? 저도 직장 잡고 글은 완전히 손 뗐어요. 시간 안 나요. 소설은 쓰는 데도 시간이 많이 들고 읽는 데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하죠. 쓰기만 해도 직장을 가지면 시간이 부족하고 쓰는 데만 급급해서 다른 글 못 읽으면 점점 글 수준이 떨어져요..

3 많이 읽으세요
2랑 이어지는 말이죠 당연한 말이라고요? 정말로 많이 읽으시나요? 제가 문창과 나오고 소설 쓰는 많은 친구들을 만나며 느꼈던 거는 쓰기만 한다는 거였어요. 기본적으로 쓰는 게 좋아서 온 친구들이죠. 매일 문장고치고 매일 쓰고. 그런데 독서량이 너무 적어요. 지금까지 살아남은 친구들 특징은 부지런히 읽으면서 글을 썼다는 거죠. 여기도 남의 소설 사소한 문장 트집잡는 분들이 계시는 것 같은데 그건 본인이 편집증적으로 문장을 고치기 때문에 실수는커녕 단점이라고조차 할 수 없는 것들에 태클을 거는 거예요. 치명적인 비문만 아니면 되고 문장보다 중요한 건 문장으로 만든 서사 단위죠. 그런 글을 읽을 때는 여깄는 많은 분들이 사소하게 잡는 트집이 독자로서 전혀 상관이 없어져요. 삼천포로 샜는데 요는 많이 읽으세요. 전 그게 후회돼요.

4 등단에 목매지 마세요
등단을 오히려 빨리 해서 망한 친구도 있어요. 차라리 등단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게 행운일 수도 있어요. 등단 후부터가 더 어려워요. 등단이 끝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저는 글 접은 지금의 삶이 더 좋네요. 글 안 쓰는 삶도 나름의 행복이 있습니다. 자기합리화일 수도 있겠지만요.

5 수업 들으세요
제가 가만 보니까 여기는 문창과 아닌 분들이 많아보여요. 수업을 듣고 안 듣고는 생각보다 차이가 커요. 문학 수업에 대한 불신이 있는 것 같은데 속는 셈 치고 수업 들으세요. 사설 수업도 있어요. 글쓰기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게 수업은 아니지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여기까지 쓰고나니 괜히 오지랖 부리는 거 아닌가 싶네요. 아까워서 일단은 게시합니다. 반응 넘 안좋으면 삭제하든가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