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1월 1일까지 떠나진 못할 것 같고 뻘글이나 써 본다.
다음은 내가 지난 며칠 문갤을 관찰하며 발견한 고유종들이다.
1. 응애 나 문학 애기
불현듯 '나도 작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다 문갤에 찾아옴.
문학이나 문예창작을 전공하기는커녕 사설 강의 하나 들어본 적 없음.
독서 경험은 중고딩 시절 문학 수업 혹은 서점 베스트셀러 가판대 정도에서 멈춰 있음.
좋아하는 시인은 백석부터 안도현까지, 소설가는 대략 김승옥부터 이문열까지.
가끔 용기 있게 습작을 올리는데 너무 순진해서 애잔할 정도임.
켄터키에서 말 키우다가 여행 가방 하나 들고 뉴욕에 막 도착한 금발 거유 느낌.
여기는 브로드웨이도 아니고 할렘가 뒷골목 같은 데니까 개털려도 너무 상심하지 말길.
2. 천재 아웃사이더
문학 애기가 제대로 된 문학적 교류 없이 자기만의 세계를 쌓다가 흑화함.
한 달에 단행본 두세 권 읽을까 말까인데 자기가 꽤 읽는다고 착각함.
신춘이나 문예지에서 몇 번 떨어졌는데, 당선작을 읽어도 납득을 못 함.
결국 기성 문단에 대해 알 수 없는 적개심만 존나게 커진 상태.
여성 작가, 고학력 평론가, 문창과 전공생, 대형 출판사 등이 이들의 주적임.
쓰레기라는 말을 자주 입에 담는데, 무슨 작품이 왜 쓰레기인지는 얘기를 잘 안 함.
가끔 누가 진지하게 조언을 해도 '네다틀'식으로 반응.
부디 당신의 천재성을 언젠가는 세상에 내놓길 바라겠음.
3. 문학 룸펜
문학 애기가 모범적으로 열심히 공부하면 이렇게 됨.
좋은 얘기 아님. 모범적으로 하긴 했는데 개뿔도 이룬 건 없어서
어른들이 나를 속였나 아니면 내가 재능/노력이 부족한가 늘 회의하는 상태.
결국 답은 또 읽고 쓰는 것밖에 없다는 걸 알지만 이 시즌만 되면 싱숭생숭한 마음에 문갤에 들어옴.
문갤을 하루종일 들락거리면서도 내가 이 또라이 마을에서 뭘 하고 있나 자괴감을 느낌.
그래도 이 새끼들보다는 내가 낫다, 이런 얄팍한 우월감을 느끼기도 함.
실제로 1이랑 2를 쥐어패다보면 조금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음.
가끔 도저히 말이 안 통하는 2를 만나서 역으로 스트레스 받음.
너무 날카로워지지 맙시다.
4. 지나가던 선비
지나가다가 종종 정성글을 남겨주는 사람들.
업계 관계자라거나, 등단을 했다거나, 어디랑 계약을 했다거나
전문성과 신뢰도를 드러내면서 글을 시작하는 경향이 있음.
성숙한 식견으로 디씨답지 않은 훈훈한 분위기를 가끔 연출함.
그런데 다 아는 얘기를 꼰대력 넘치게 해서
쓸데없이 1,2,3의 어그로를 동시에 끄는 경우도 있음.
5. 문갤병자
나로서는 이들이 어떻게 탄생하였는지 짐작할 수 없음.
한자 빌런, 전 대통령 빌런, 혼잣말 빌런 등 존재 자체가 강렬함.
위 셋 같은 경우는 그나마 동일한 정체성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구시대적 광인임. 가끔 맞는 말도 함.
진짜 문갤병자들은 정체를 바꿔가며 거짓 어그로를 올리는 새끼들임.
심심해서 써봤는데 당선됐다거나, 거짓 당선 전화를 친구한테 걸었다거나, 어디 발표가 났다거나
이런 애들이야말로 포스트모더니즘을 실천하는 것 같기도 함.
아이고 부질없다...
놀려먹을려고 오는 사람도 많어 - dc App
개웃기네 ㅋㅋ
놀라운 관찰력, 통찰력
분석력 뭐야
개추 ㄹ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잘알
포스트모더니즘의 실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논문 하나 내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 명문임 ㄹㅇㅋㅋㅋㅋㅋㅋ - dc App
미친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