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함. 지루함. 싫증. 진부. 권태. 환멸. 염증. 몇 년 전부터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단어들. 가득 채우다 못해 온 몸의 구멍으로 새로운 생명처럼 흘러넘치는 단어들. 조그만 자극에도 뻥 하고 터져버릴 것 같지만 미처 발산하지 못한 에너지는 어디로 가는걸까. 모든 것을 휩쓸어갈 파도는 언제쯤 오는걸까. 진정한 위로는 어디에서 시작되는 걸까. 젊음도 청춘도 인생도 모든게 소모품이라면 진짜는 어디에 있는 걸까. 나는 이 잔잔함을 나는 이 지루함을 나는 이 싫증을 나는 이 진부함을 나는 이 권태를 나는 이 환멸을 나는 이 염증을 참을 수가 없다. 다짜고짜 아무 이유없이 지인들과 함께 심은 신뢰의 나무를 발로 밟아 부러뜨리고 뺨을 후리고 쌍욕을 갈기고 싶다. 생전 처음 보는 앞으로 볼 일 없는 기지배를 하나 끼고 아무 생각없이 쓰레기같은 농담이나 하면서 밤새도록 술이나 빨고 싶다. 쿱쿱한 모텔냄새와 싸구려 방향제 향기가 뒤엉켜 축축하고 음습한 모텔에 들어가 아! 여긴 진짜 나에게 딱 어울리는 좆같은 곳이구나! 라면서 침대에 누워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담배나 벅벅 피워대고 싶다. 유디트와 미미처럼 마로니에공원 한적한 길 모퉁이에서 우연치 않게 그를 만나 아무 말 없이 따라가 따뜻한 욕조에 몸을 눕히고 손목을 긋고 싶다. 광기어리고 돌이킬 수 없는 그런. 그런. 그리고 그리고 알몸으로 내일이 오지 않을 것처럼 떠들어대고 싶지만 근데 근데 그러면 안되겠지. 이제는 그러면 안되겠지. 그만 그만해야겠다. 거짓말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지만 진짜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니까. 불편하게 하면 안되니까. 가짜같은 진짜보다 진짜같은 가짜가 훨씬 나으니까. 정치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예술가도 아니니까. 왜 멀리 떠나가도 변하는 게 없을까. 인생이란. 인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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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 자기연민과 자아도취가 자존감 약할 때 합쳐지면 옥상 각이야.
어디 사진인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