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영원히 나지 않을 것만 같던 사랑니

이 닦는 것을 빼먹은 회수만큼 냄새가 핀다

보철물은 잇몸을 까먹었다. 뿌리 돋은

제 몸인양 턱은 새로운 춤을 춘다

! 매매 숨어라. 너 어데서 왔냐

사랑 속에 파묻힌 이방인 불렀냐

지혈을 놓아 놓았다 입 속엔 염좌 투성이

매복한 구멍들아 야! 매매 숨어라.

너도 한 배에서 왔냐. ! 숨어라


사랑 속에서 춤을 춘다 나는 유미적 존재

! 파묻힌 나는 방애적 존재

숨어라 숨을 참아라. 미적지근한 애액에 잠가

구멍은 아픈만큼 상처이자 썩어있던 역사

영원히 숨어 살 줄 알았던 사랑니

이 닦는 것을 빼먹은 회수만큼 냄새가 핀다

! 숨어라 매매 숨어라. 숨어라 들리냐

정소에 고인 피를 끌어다 오냐 매매 또 매매





동파


12

우주의 먼지는 온통 창틀에 모였고

나는 사랑하듯 허물을 뒤집어쓴다

 

얼음 종양은 고드름이 피고

꿈은 바랜 노른자

나는 최근 얼굴이 누렇게 폈다

 

펜촉도 먼지를 만들곤 했다

창틀은 시처럼 계절을 쓰고

언어가 너무 추워 나는 허물로 말구멍을 막아 버린다

언어가 너무 추워 나는 허물에 입 맞추고 죽으려 했다

 

수염을 깎는다

비수 같은 날을 보고 일회용이라지만

이것들은 얼어 깨지는 한에도

닳지 않는 지독한 고집의 날들

 

보풀투성이 사랑을 물 없이 삼킨다

병의 이름처럼

숨가삐 보이는 여자야.

 

네 머리칼에 에이듯이

나는 겨울날이 나를 베도록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