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옥"
오랜 날, 뜯어낸 마지막 페이지에 흉이 졌다.
사포를 타고 긁어 도려내도 남은 먼지가 눈에 밟힌다.
먼지를 털어내 자리를 살피면 수수한 흑연 자국 번져있고
놈은 마치 그날의 어린 총 든 이 같아
흐트러진 채로 굳건한 그의 담대함을 되려 매섭게 회상
눈밭 구르던 한 때도 놀이 아닌 훈련이었을 소년에
건낼 수 있는 말이라곤 견디라는 추궁
고로 나는 과거에 수감되려는가
철창 비좁은 사각 틀 사이로 박혀있고
뽑아내지 못할 테니
무력감에 얽매인 나는 이미 죽어있을까
거울을 볼 수 없기에 좌변기 고인 수면 위 일그러진 미소를 그려냈고
이것 나의 가장 적합한 걸작이 될 것이다.
아프던 이에게
다시금 돌아올 악몽에 이젠 떠나가라는
차마 언어로 이루 형용할 자신 없다는 이유에
나는 나와 함께 수감된 미련한 저 마지막 종이 손을 맞잡고
그의 껍데기 하나하나 뜯어 찢고 게워내려 미간 찌푸리고는 엎드린 채
다시 수면에 토사물 쏟아내며 이르기를 나는 웃는 이이다.
웃고 있는 이라, 남은 작업은 이제 변기물을 내리는 일이요.
타고 쓸려가는 미소는 일그러져 결말 이을까
죄책감이랑 관련한 시로 생각하셈
자기가 쓴 시 자기가 해설 ㅎㄷㄷ 추하노
알아먹지도 못할 말만 고냥 싸버리면 이뭔병; 할거 아니유
근데, 좀 찌질하긴 했는 듯. 인정함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