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보다도 무생물이 편하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엄마 보다 무생물이 편한 때들이 있다.

아직 컴퓨터는 거짓말을 하지 못 하고,

찻잔은 스스로 움직이지 못 한다.


무생물의 무가 때때로 사람을 편하게 한다.

고즈넉한 빈 방에 홀로 있노라면,

그 안정된 에너지 준위가,

오롯이 나만이 움직이는 것임을 실감케 한다.


그래도 밤이 가까워오면 어느덧 저무는 하루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다가오는 노쇠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엄마를 떠올리게 한다.

그래도 무생물은 편하다.



[2017.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