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다 출간 앞두고 소망하는 게 있다.
첫 책, 그러니까 데뷔작을 낼 때는 소망한 게 소포머 징크스였다. 소포머 징크스라고 부를 정도가 될라믄 일단 데뷔작이 좀 터져야 가능한 거 아니겠는가. 그땐 뭐 다음을 기약할 수도 없었기에 앞뒤 볼 것 없이 일단 데뷔작 잘 되면 좋겠다 싶어서, 나 소포머, 소포머 징크스 그거 한번 겪어보고 싶다! 했는데, 안됐다. 데뷔작이 막 놀랄 정도로 터진 것은 아니었다. 흑.
두 번째 책 출간을 앞두고 소망한 것은 역주행이었다. 장강명 작가는 첫 책 잘 안돼도 두 번째 책 터지면서 역주행할 수 있다고 글 썼다. 그래 나도 역주행, 두 번째 책 내고 역주행 그거 한번 해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또 생각만큼 역주행이 안 터졌다. 흑.
세 번째 책을 앞두고서는, <편집자란 무엇인가> 읽어보니까 편집자가 꼴 보기 싫은 작가로 '책이 잘되고 태도 싹 바뀌는 작가'가 있었다. 아, 이거네. 이거다 이거, 세 번째 책 출간 앞두고는 책이 터져서 저자의 태도가 싹 바뀌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되겠다 싶은 것이다.
담당 편집자님이, 아니 내가 이런 파렴치한 인간과 작업을 했단 말인가! 생각할 정도로 태도가 싹 바뀌어가지고 거만을 떨고, 잘난 척을 떨고, 막 글쓰기 강의도 하고, 막 세바시 같은 데 출연해서, 저는 이렇게 글을 씁니다 엣헴, 하며 주접을 떨고, 강연도 하고, 편집자 무시하고, 마케터 무시하고, 인세 늦게 들어오면 닦달하고, 내가 글 잘 써서 책이 잘됐다! 이 서점에는 왜 내 책이 없는 겁니까! 따지고, 왜 내 책 광고 팍팍 안 하는 겁니까! 말할 수 있는 그런 작가가 되어야겠다!!!!! 하는 것은 당연히 뻥입니다.
두 번째 책 소망을 세 번째 책 소망에 넣어봅니다. 세 번째 책 나오면 역주행도 좀 터지고 그러면 좋겠습니다.
책이 잘 되면 글쟁이는 자기가 글을 잘 써서 책이 잘 된 줄 알고, 책이 안 되면 출판사 탓하는 사람도 많다는데 저는 책이 안 팔리면, 출판사 보기가 몹시 부끄럽고 애가 타는 나약하고 소심한 사람입니다.
책방지기들 앞에다 앉혀두고, 에, 그러니까 선생님, 선생님? 일단 제 책을 한번 구비를 해서 뭐 꼭 잘 보이는 매대 진열은 아니더라도 말이지요, 이 책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나, 한 꼭지 만이라도 읽어봐 달라, 그런 말씀입니다. 에, 그러니까 책 다 읽어보시라는 것은 아니고, 한 꼭지, 네? 한 꼭지는 정 없으니까 두 꼭지 정도만 읽어 주시면, 아 이 인간은 이런 스타일로다가 글을 쓰는구나 하고 알아보시지 않겠습니까? 하고서 책 홍보라도 하고 싶다.
실제로 세 번째 책 원고 투고할 때 편집자 분들에게, 아아 편집자님, 오늘 하루 얼마나 바쁘십니까, 원고를 투고하오니, 에, 전체 원고 다 읽어달라는 말은 하질 못하겠고, 파트 별로 한 꼭지 네? 그것도 부담이 되신다면, 한 꼭지, 한 꼭지만 읽어주십시오. 하고서 투고했다.
그렇게 투고하고서는,
"전체 원고 다 읽어보았습니다" 하는 답장이 세 통 왔다.
세 권이나 냈노 부럽다 장르는 소설임? 자비출판임? 투고했음?
소설-에세이-에세이 순입니다. 세 번째 책은 담달에 나와영. 기획출판이고 셋 다 투고입니다. 시나 소설을 투고로 출간하기는 좀 어려운 거 같긴 합니다. 에세이는 그나마 좀 열려있는 느낌?
부럽다.. 평가가 광장히 좋은가봐
편집자 눈에 들어서 계약하고 출간했다 뿐이지, 책은 너무 안팔려서 죽겠습니다아아아아아. 책 두 권 출간했지만, 여전히 무명 글쟁이예요. 세 번째 책 잘 팔려서 좀 덜 무명 글쟁이 되고 싶습니다. ㅎㅎ
열심히 살아봐요~ 햇볕들날 오겠지~~
문갤에 딱 어울리는 수준의 글쟁인가보다 ㅋㅋ 여기를 제 놀이터 생각하듯 오네 작품 공개할거아니면 나가시구
열등감느끼시나보다 ㅋㅋ
선인세 얼마에 계약했어?
선인세 100만 + 인세 10% 세 권 모두 동일. 전자책 인세나 2차 저작권료는 출판사마다 좀 다르고, 저자 증정본은 15~20부 받았네요.
자 이제 책 제목을 말해봐
글 너무 재밌네 잘 될거야
감사합니다아아아아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