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물에 젖어 반품된 책이 있다
그러니까
새 책인 줄 알았는데
만져본 적 없는 슬픔
유통기한이 짧은 문장처럼
누군가 건네준 책이었다
장마다 하나씩
서글픔이 적혀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구석자리에 처박아두었다
몇년 째 포장을 끄르지 않은 성의처럼
저수지는 깊은 곳으로 흐른다
뱀이 문장을 헤엄쳐 저수지 밖으로 기어오른다
밑줄을 그어도 썩어가는 것
되돌릴 수 없는
선물
물에 젖어 반품된 책이 있다
그러니까
새책인 줄 알았는데
만진 적이 없는 책이 젖어 있었다
> 4행에서 책이라고 말 안해도 독자는 책인 거 다 알음. 다른 단어로 바꿔주면 낯설게할 수 있음
유통기한이 짧아서
내용물이 부패한 걸지도
묵고 묵어서 쉬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 2,3행 너무 올드함. 유통기한이 짧다는 선행된 문장으로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것들인데 구구절절 설명 x
누군가 건네준 책이었다 첫 장에는
서글플 때마다
한장씩이라고 적혀있었지
> 나쁘지는 않은데 뭔가 묘하게 감상적임. 의도는 알겠지만 딱히 가 닿지는 않는 문장들. 문장을 더 감각적으로 쓰는 연습 필요
길거리를 구르는 전단지만큼
아무 것도 아니었기에
> 낡은 비유, 죽은 비유. 길거리는 구르는 전단지 말고 완전 의외의 사물을 넣어야함. 생각하기 귀찮아서 빼버림
냉장고 구석에 처박아놓았다
물욕과 열드의 사이에 저장되어 있었고
> 2행에 구구절절 또 발동. 열라 올드함
몇년째 퐂아되어 있는 성의는
아직 나를 위한 것인지
> 여기도 묘하게 과함. 2행만 빼도 갠찮아짐
흔적은 저수지의 깊은 곳으로 향하고
헤엄치던 물뱀은 육지로 기어오른다
> 갑자기 저수지 물뱀이 나옴으로써 시적 환기가 이루어지지만 위의 연들이랑 너무 따로 논다는 느낌도 있음. 시어를 좀 비틀어주면서 해결할 수 있음
기한이 지나 썩어버린 것을
되돌릴 재주는 나에게 없었다
> 뻔한 엔딩임. 1행은 앞서 말한 거의 반복에 불과, 딱히 새로운 인식이랄 게 없어서 어떻게 결말을 비틀지는 모르겠음.
이렇게 정성들여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니
심심해서 해봤음... 단순한 시라 분석하기 편해서
고마웡 내가 봐도 노답이라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어서 올려봤음 이건 날려야지... 도움많이됐어 읽고 생각하는 연습 많이해야겠다
진부한 문장 같은 거만 빼도 훨씬 간결해짐. 핵심만 남기는 연습을 하고 낡은 비유를 안 쓰도록 해보셈. 시는 말하지 않음으로써 말하는 장르니까 어떻게하면 여백으로 말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렴. 종결어미를 어떻게 하느냐 조사를 어케 바꾸느냐에 따라서도 시는 확 달라짐. 연갈이 행갈이는 물론이고.
마음대로 표현이 안 되니 주절주절하게 되는 거 같아 너가 적어준 댓글은 포스트잇에 적어서 붙여놔야지...
착하네 열정도 있군 복 받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