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어깨들이 열려 있습니다 채광이 잘 들어 베란다를 통째로 맡겨두었고

분실된 웃음이 발을 길게 뻗으면 오리가 허밍 합니다

강변으로 이사를 했거든요

 

읽다 만 시집을 꺼내고 다시 읽다 말게 되는 오후

뜰을 걸어요 비가 잔뜩 오지만 몰랐는데 여기가 에일린 씨의 뜰이라는군요

웃음 나게 예쁜 곳은 항상 누군가 먼저 지녔으니

고개를 주억대며 걸었습니다

 

다 핀 꽃을 입양했어요 봄이라기엔 아직 추워서

너는 너무 꾸민 말을 자주 해 도통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어 너는 네 글을 읽니?

한동안 온수를 맞았습니다

아마 여름에도 이럴 테죠

 

수집한 말을 자르고 거기 환부를 헤집으면

웃음이 나요 참 저열하죠

연고를 바르고 새 단어가 자라길 기다립니다


비 오는 날 뜰을 걸어 보셨나요

물비린내 나는 빨래를 다시 돌려보셨나요 아님

아무 의미 없는 시어로 울어보셨나요

그렇담 여기 제 이름을 붙여도 될까요

 

짧게 끊은 하루에 죄책감을 느낄 때

허밍에 가사를 넣으면 제법 근사한 변명이 되었어요

아이 웃음이 비명처럼 쏟아지고 메아리가 또 웃음을 낳고

창을 닫고 긴 잠을 자겠죠





부끄럽지만 따로 조언 구할 곳이 없어

평가 부탁드림다

구리다고 욕 먹어도 딱히 할 말 없는 글이지만

구린 이유를 알고 싶어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