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서 뼈가 자랐어
유니콘이라도 된 것 같았지
눈에서 자란 뼈는
누구의 털로 만들었는지 모를 속눈썹을 밀어내고
메말라버린 눈가에 눈물샘을 심었어
이천십일년의 봄, 더듬어지던 내 몸도
이천이십일년의 봄, 떨어지던 손목도
더이상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았거든
매년 여름,
여름엔 입술의 붉은 곰팡이들이 온몸에 퍼졌어
말하지 못하는 입은 곪을 뿐, 붉을 뿐,
반점을 숨기진 못해
십년의 여름을 꺼내다 펼쳐놓고 햇볕에 말렸어
몸의 반점은 사라져도 마음의 반점은 사라지지 않더라
눈에서 자란 뼈로
눈물샘에 걸터앉아
온몸에 퍼진 곰팡이들을 긁어내는데
살갗이 울리기 시작했어
"얘야 그건 뼈야, 날개가 아니야"
울리던 살갗들은 울렸던 걸까, 울었던 걸까?
왜 뼈로는 날 수 없을까?
삼색 고양이를 보며
내 몸도 세 가지 색을 가지기를 바랐어
내 피부는 온통 붉을 뿐이었고
눈과 뼈는 하얗게 질려있었지
"나도 너처럼 살색을 가질 수 있을까?"
세 가지 색을 가지지 못한다면
한 가지만 가질 거야
둘은 너무 애틋한 숫자거든
그래서 눈을 꾸욱 감았어
뼈들이 눈알을 터뜨려주길 바라면서
이제 나는 온통 붉어진 몸을 가지고
색을 볼 수 없는 마음을 가졌어
항상 붉었던 십년동안의 여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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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좋네요!
2연까지 오오 하고 읽다가 3연부터 잡침
좋은데 아쉽다
어느 부분이 아쉬운지 얘기해주실 수 있나요ㅜ - dc App
2연이 맘에 드는데, 눈에서 뼈가 자란다는 이미지가 낯설다보니 그냥 낯선 이미지 자체에 매몰된 시가 아닌가 생각.
아 어떤 얘기인지 납득이 가요 감사합니다 - dc App
감각있네. 문갤에 올라온시들 중에는 굿
감사합니다 - dc App
낯섦에 매몰되어서 본질을 놓친 느낌이다. 낯섦 자체는 쉽지. 본질을 낯설게 표현하는 게 재능인데, 너무 겉포장에만 치중한 느낌입니다.
무슨 말씀인지 납득이 갑니다 제가 쓰고도 제 시를 썼다는 느낌이 덜 했어요 감사합니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