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맨발로 다리를 걸었다고 했다고 했다

언니의 발걸음은 집이 아닌 강으로 향했고,
경찰차는 몰래 언니의 뒤를 쫓았다
언니는 눈물을 눈이 아닌 입으로 삼켰다

"구두에 발이 아팠을 뿐이야."
언니는 구두를 벗은 일, 강으로 향했던 일, 맨발로 다리를 건넜던 일, 경찰차가 자신을 쫓았던 일
모두를 구두 탓이라 했다
강으로 향했음에도 집으로 돌아온 건,
개 같은 본능 탓이라 했다

그때 언니가 삼킨 것은 눈물이었을까, 본능이었을까

다음날 언니는 꿈을 꿨다고 했다
발이 자라는 꿈,
커다란 발을 손에 쥐고 한달음에 강으로 날아든 꿈,
본능을 뱉고 강물을 삼킨 꿈

그리고 깨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는 개가 아닌 사람이라 집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어."

언니의 맨발,
발가락이 다 삭아버려 이제 신발 같은 건 무용했다
발바닥 아래에선 강가의 파도가 일렁이며 언니를 떠밀었고
발꿈치에 날카롭게 박힌 건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다가올 시간이었다
언니는 그저 맨발로 토해낸 본능 위에 서 있었다

"유난히 말갛던 어린 언니의 발을 나는 기억해"

언니의 말갛던 발에 회초리가 닿을 때
그렇게 자라 스물의 봄, 구두에 발에 욱여넣었을 때
그런 언니에게로 아빠의 발이 날아들 때
그 발을 붙들고 빌며 파랗게 울던 때

그때마다 언니는 무엇을 잃었던 걸까
무엇을 잃었길래 아직도 발이 자라는 꿈을 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