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엔 가끔 시 올라오는 거 구경할 겸 눈팅만 하는데,

오늘 올라온 웹소설 얘길 보니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


저도 웹소설 작가를 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밑글 쓰신 분처럼 잘 벌지는 못하고, 한 달에 300 정도 버는 평범한 중하위권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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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은 신작이 막 유료화를 가서 다른 달 보다 많이 벌었네요.)


저 역시 밑분처럼 대체역사 장르 소설을 쓰고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제 글이 참 좋습니다.

제가 미숙하여 글 솜씨가 좋진 못하지만, 남들 보여주기 부끄러운 글을 쓴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초적 재미를 중시한 글을 쓸지언정 그 안에 제 나름의 가치관이 담겨있고,

독자분이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를 넣으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꼭 모든 사람이 돈 때문에 웹소설을 쓰진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물론 그게 직업이니만큼 돈을 신경쓰지 않고 쓸 수는 없겠지만, 돈만 보고 글을 쓰는 게 가능한 일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쓰는 글은 결국 제 자신이 담길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매일 좋으나 싫으나 아프나 괴로우나 자판을 붙들고 꾸역꾸역 5천자를 쓰고, 댓글에 울고 웃다보니 더 그런 것도 같습니다.


출판 소설도 물론 출판 소설만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웹소설에서는 볼 수 없는 생생한 묘사와, 작가의 고뇌가 무겁게 다가오는 글 같은 것이요.

수십, 수백 페이지 동안 독자를 지루하고 괴롭고 답답하게 하다가, 그 끝에 터뜨리는 카타르시스.

실험적인 묘사로 가득해 불편할지언정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는 책 같은 건 몇년이 지나고 기억에 남는 즐거움이 되어주니까요.


하지만 웹소설도 또 웹소설만의 재미와 장점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글이 죽어가고 영상이 뜨고 있는 시대에 활자에 메달려 사는 신세는 똑같은데,

웹소설은 어떻고 출판 소설은 어떻고 편가르고 서로 누가 낫다 아옹다옹할 필요 뭐 있겠습니까.

어차피 글 좋아하는 이들끼리 그냥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