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최종심에서 올랐다가
낙방한 경험으로 깨달은 것은
진작에 나도 알고 여러분도 알고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소설 쓰는 사람이면, 필히
"남들 다 쓰는 소재 가져가 쓰지 말아야." 한다.
근데도 써놓은 글 보면 남들 쓰는 걸 가져다 썼다.
하루키식 글, 대학생활, 연애, 번역가, 작가, 사이코패스, 판타지풍, 살인자 스릴러 등등
여러 차례 낙방하면서도 그게 제일 쉽게 잘 쓰고 디테일을 추구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가져다 쓰는 경우가 많다.
나는 문장력으로 승부하겠어란 마음 가짐보다
심지어 요즘은 문동에서 이른바 "퀴어 페미니즘"을 밀어주고 있어서
이쪽으로 써볼까 하는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내가 아는 얘기는 단편 보다는 장편 쪽에 이야기인데
익숙한 것을 잘 포장하는 것보다
차라리 신인이면 새로움과 색다름에서 점수를 얻는 게 빨라 보인다.
대부분 작가들의 특징 중 하나는 현재 진행형이거나 경험한 연도가 아니면 못쓴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조선시대 작품을 안 쓰는 게 아니라 못쓰는 거다.
아래 념글 중에 일본 친일파라는 엽편이 있는데
디테일과 개연성은 부족하지만
중반까지는 그럴듯해서 수필인 줄 알았다.
이 소설은 플롯으로만 봐도 색다르다.
https://www.youtube.com/watch?v=vIII_z31vAs
플롯만 들어도 궁금해지지 않은가.
이런 작품을 쓰려면 당시의 시대상과 국제 정황을 알아야 한다.
당연히 쓰기 어렵다.
공부해야 할 것도 많고.
하지만 기억하자.
한강은 "소년이 온다"쓰려고 구할 수 있는 관련 기록을 다 구해서 읽었다.
다른 작가를 볼까.
미시마 유키오의 재림이라고 불리는 게이치로도 14세기 수도사 이야기를 보내서 바로 데뷔한다..
20세기 후반의 일본인이 갑자기 수도사 이야기??
그만큼 조사하고 그 시대를 잘 그려내려는 노력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문창과 입시도 마찬가지다.
제시어로 '욕조'가 나왔다고 치자
열에 여덟은 욕조에서 칼 긋고 죽는 장면 생각하고
열에 네명은 그걸 소설을 쓴다.
앞서 공모전 이야기로 돌아가자.
공모전에 대학생이 주인공인 거, 대학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웬만하면 쓰지마라.
소설의 구상은 인물 사건 배경이다.
여기서 "현대"를 배경으로 하면 "사건"도 한정된다.
거기에 인물까지 판이하면?
ㄹㅇ 광탈이다.
100명중 80명 이상 현대를 배경으로 쓸 거다.
그러면 여기서 배경을 바꿔보자.
배경만 바꿔도 소설이 아예 다르게 흐른다.
배경을 "조선"으로 가져가면 일어날 수 있는 "사건"자체가 달라진다.
그러니까 "큰 틀"에서 변화를 추구해보자.
넥서스도 떨어졌는데 신나게 다음 공모전을 준비해보자
굳이 쓰고싶지도 않은데 배경을 차별화시킬 필욘 또 없음...
역사물은 공모전 심사위원이 불호면 그냥 읽지도 않고 광탈임 ㅋㅋ
그래두 혼불이랑 황산벌 이런 곳에서는 오히려 역사 쪽이 더 메리츠 있을 걸ㅋㅋ 조선 배경으로 한 게 더 한국적이니까 ㅋㅋㅋ
존나 빨리 념글가서 글을 수정할 수 없게 되버렸네
개꿀팁이네
추
아포칼립스 아니면 5분후의 세계밖에 생각이 안난다ㅜ 팁 잘읽었어요
본인이 재미있어서 쓴글이 아니라 대회만을 위한 글은 티가 남
머여 옛날에 글가르쳐주신 선생님작품이네
장담한다. 글쓴이 잘 될 거다. 역량이 있어 보인다.
좀 고루한 반론일 수도 있는데, 그래서 글쓴이는 등단했음? 등단자들도 이런 말 함부로 못함. 등단 이후에도 소수만이 살아남는 현실에서 '등단을 위해 이렇게 써라'란 논의가 의미가 있을까? 깊은 통찰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당연히 아는' 내용을 말이야. 이런 이야기 처음 나오는 것도 아님. 예전에 평론으로 등단한 애가 같은 소리하고 간 적도 있었지.
'너만의 글을 써라' 이게 얼마나 뜬구름 잡는 소리인지 본인도 곱씹어보면 알 거임. '큰 틀'에서 다르게 접근하라? 당장 넥서스 수상작 둘이 단식원, 돈 든 캐리어 이야기인데? 아예 조선시대로 막 보내?
현대를 배경으로 해서 사건들이 한정된다는 논리는 어디서 가져온 거야? 당장 다 똑같다고 비난받는 신춘문예 소설들도 들여다보면 다 사건이 다름. 물론 네가 말한 '큰 틀' 바꾸기 물론 좋지. 나도 sf쪽으로 쓰는데 그게 왜 싫겠어?
근데 '큰 틀'을 바꾸지 않았다고 해서 그게 나쁘다는 소리는 문청 애들한테 헛바람 집어넣는 소리밖에 더 됨?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아니냐는 거임. 연애 소설이 똑같다고? 하루키의 연애와 최은영의 연애가 같진 않잖아? '그 다름'을 파고들어야 심사위원들의 눈에 띄는 세계에서 소재에 의지하라는 충고는 와닿지도 않고 글 잘 쓰던 애들 기죽이는 소리밖에 더 돼?
https://youtu.be/mTfZhbpKmh0 최근 있었던 혼불문학상 토론회 영상임. 여기서 글쓴이가 말한 바로 '그 치열한 조사'의 한계를 느끼고 좀 바뀌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옴. 심지어는 웹소설 작가까지 끌고 와서 토론함. 글쓴이의 말에 수긍할지 아니면 토론 내용에 대해 생각해볼지 보는 애들이 직접 판단하길.
하루키식 글이 뭐야? 예를들어서??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