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목에도 마디가 있는 여자를 사랑하려고 해

몸에 적재한 슬픔이 한도를 초과했어
무겁게 갚아야 할까 차갑게 다그쳐야 할까
기른 머리가 하나둘 목을 공격해오는 거 있지

유모차가 위태롭게 경사로를 내려가는데 지켜만 봤어
걸으면 걷는 사람을 마주치는데
울면 웃는 사람만 맞닥뜨리는 이유는 뭘까
시금치가 매연을 듬뿍 마시는구나 한 봉다리만 사 가자

이층이 닫혀 있으면 일층으로 가면 되잖아?
모르고 지하 일층으로 와버렸네
주차장 천장은 어지러운 선들이 뇌를 닮았어

추락하는 비행기처럼 신호를 내리지
페트병 속 오래된 물의 악취 같은 거

손목에 남긴 가짜 스크래치가
드디어 심장을 능가했고

외투가 영웅 망토처럼 휘날릴 때의 그림자
너에게 보여줄 건 그것뿐이야


우울한 요즘이네요. 다들 신춘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