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의 선생은 한자의 중요성을 종종 얘기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문학을 하겠다는 놈들이 한자 모르는게 말이 되냐고 혼도 많이 냈다고 한다.
한자는 한글로 도저히 담을 수 없는 감정들을 담아낼수 있다.
노인은 그렇게 믿었다.

그런 노인마저 끊은게 한자다. 그것도 20세기에.
그 노인 시 하나는 뒤지게 잘썼지. 자만할만도 했어.
끝끝내 한자를 버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미 범접할수 없는 대가였고, 나이도 꽉 찼으니 모두가 그를 이해해줬을거야.
그런데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걸 시간이 지나면서 알아버린거야. 바로 한자 버리더라고.

다 죽어가는 노인이.
생각이 존나 젊다는걸 느꼈다. 평생 해오던 짓을 순식간에 바꿀수 있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
그게 실력이었어. 그래서 그 노인의 시는 지금봐도 세련됐어.
이런 사람들이 무섭다. 이 사람이 나와 겨루지 않아도 되는 내 전전세대라 다행이라 생각해.

내가 아무리 승부욕이 있다 해도 세기의 천재와는 붙고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