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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을 싸매도 찬바람이 쑤시던 2013년 매서운 수능날, 겨울바람은 내 어머니도 피해갈 수 없었다.

예아, 응디, 아잇, 딱.

불의의 사고로 브로카 영역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어머니가 구사할 수 있는 어휘의 전부였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아잇 예아, 를 연신 반복하는 어머니를 뒤로하고 이른 새벽 나는 개성고 수능장으로 향했다.

몸이 허약했던 나를 위해 어머니는 도시락마다 두부를 챙겨주셨다. 두부김치, 두부강정, 취두부튀김...

수능 도시락조차 마파두부덮밥인것에 부끄럽게도 나는 실망했었다.

치는둥 마는둥 수능을 마치자 기다리고 있던 것은 두부외상이 재발해 어머니가 쓰러지셨다는 소식이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지 8년째, 동국대 불교학부 봉하탄 교수와 학수고대 끝에 만날 수 있었다.

어머니에게 해병대 봉고차가 돌진한 것은 둔황 문헌 연구중 발견된 토하라어 파편 하나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향하고있다.

노무현 유서의 원형, 오타니 컬렉션 THT-1523을 확인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