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아버지를 찾아 와라. 어머니가 먼 곳을 보며 말했다. 아버지는 동굴에 있다. 동생들이 울음을 터뜨렸다. 아흔네 명의 동생들이 아흔네 개의 입을 벌리고 까마귀를 뱉었다. 사방이 어두워졌다. 많이도 낳으셨네요. 이러다 나라를 세우겠어요. 아버지는 참으로 성실하신 분이셨군요. 어머니는 먼 곳을 보던 눈길을 거두더니 웃었다. 입술이 붉었다. 내가 어제 동침한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어머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제 저의 혀에 사막의 냄새를 묻히고 간 이가 누구였습니까. 어머니는 웃지 않았다. 다만 입술이 붉었다. 바람에도 귀가 있어 말을 옮기느니라. 동생들이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입을 닫고 일어났다. 뼈가 닫히지 않은 시간 속으로 동생들이 무수한 아이들이 혀가 가는 것들이 걸어갔다. 혀가 가는 것들은 아버지를 닮았다. 아버지가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