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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보는시인인데 찾아보니 2016 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했다네 ㅋㅋㅋㅋ 이정도면 문갤 하위 50%정도급 글솜씨 아니냐..

여중딩 일기도 아니고 이게 뭔ㅋㅋㅋㅋㅋㅋ 등단해도 이딴 시도 발표도 하고그런다 . 다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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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에 대한 어떤 연구

김은지

내 앞에 놓인 램프는

구의 형태라고 말할 수 있지만

한쪽을 잘라낸 모양이다

상처 난 사과를

살짝 도려낸 듯이

빛이 주로 새어 나오는 부분은

그 도려낸 면 쪽이고

나머지 부분은 (전등갓이란 게 대개 그런 것처럼)

직접적인 빛을 막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나는 내가 쓰고 싶은 게 뭔지

떠오르길 기다리면서

천정에서부터 기다랗게 내려온 조명을 묘사하고 있다

원래는 최근에 있었던

힘이 센 작은 행복에 대해,

내가 나에게 잘해 줬기 때문에 기꺼이 당신의 더 큰 기쁨을 바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써 볼까도 했지만

어디서부터 써야 할지

저것을 램프라고 부를지 전등이라고 부를지 조명이라고 부를지 사전을 찾아볼지 고민하면서

쓰고 싶은 게 떠오르길 기다리면서

등을 바라보고 있다

내 앞에 놓인

카페에 들어왔을 땐

사람들과 회의를 하느라 저 등에 시선을 주지도 않았지만

바라보고 있으니까

무슨 회색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를

구 모양의 조명이

참 잘 만들어졌다는 걸 알겠다



도려낸 것 같은 부분의 뒤로

쪼개기라도 할 것처럼 그어진 금

틈 사이로 나오는 얇은 빛이 근사하다

꼭 시가 아니더라도

의외의 순간에

자꾸 무너지는 기분에 대해

누군가와 나눌 수 있는 글을 써도 좋겠지만

조명 아래 조명의 그림자가

커다랗게 두 개

그리고 작지만 진한 그림자가 두 개

더 진한 그림자가 하나 있는 것을 본다

방금 기분이 무너졌다고 말했지만

부츠 코를 까딱까딱하는 건

캐럴 느낌의 재즈 연주가 흐르기 때문이고

따뜻한 카페 이 층을 혼자 쓰기 때문이고

현대적인 등이 있고

여기까지 쓰인 무언가가 이상해서

이상해서 맘에 들기 때문인지도

모를 기분으로

부츠 코를 까딱까딱

써 볼까

타이레놀이

마음 통증도

진정시킨다는 어떤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