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에 찬 고름이 빠지고

마침내 신경이 죽으면

거뭇한 이빨은 툭 부서지면서

편안해진다


가난하고 못 배운 부모를 뒀다는 건 깊이다

밧줄은 없고 손톱마저 짧다는 사실은 아프다


저주로 가득 찬 일기장 보다 무서운 건

쓰지 않은 공책이다


높이가 문제라면 비행기를 이길 재간은 없다

영원히 남을 한 폭의 그림이라면 마다할 이유는 없어진다


가지 위에 앉은 눈은 무엇 덕분에 꽃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