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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단 시나 소설을 포함한 문학이 주는 특별함이 뭐가 있는지에 대해서 대답할 수 없다. 입에 달고 살던 상상력의 자극이라는 대답은 영상에서 이미 광활한 형태로 표현되고, 더 강한 자극을 주고 있기 때문에 답이 될 수 없고. 매력이 있다고 표현하기엔 최근까지도 그런 작품을 읽은 기억이 없기 때문에 당신을 설득할 수 없다. 택하는 주제도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뜨거운 감자를 다루지만 새로운 걸 다루는 게 딱히 신선하게 다가오진 않는다. 국어사전 안에 이미 모든 문장이 갇혀있다고 느껴진다. 예전엔 이런 논쟁을 하다 보면 '그래서 당신은 얼마나 많은 작품을 읽고 느꼈는가' '당신의 식견이나 폭이 좁은 것이 아니냐'는 반문에 자주 막히곤 했었는데, 근래엔 굳이?라고 되묻는 지경에 이르렀다. 왜 글자인가? 왜 책인가? 대답하지 못하게 된 지 오래됐다. 종종 시인 중에는 비겁해 보이는 사람들도 여럿 보인다. 몇 행은 양심도 없이 날려버리고 군데군데 꿰매어 틈을 들이민다. 나는 이 누더기 같은 숙제를 대신할 의지가 안 생기고 주입식 교육은 끝난다. 당신이 좋은 작품을 보지 못해서 그래요. 그렇습니까. 요즘엔 전부 그렇진 않겠지만 하고 붙이면서 일반화하고 싸잡아서 욕하는 게 트렌드 아니었습니까. 그건 인정하는데, 라면서 인정하지 못하고 반박하는 게 시대정신 아니었습니까. 유감이네요. 모르겠습니다. 나는 정신병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