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을 마치고 나가며 나는 "안녕히 계세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알바도 내게 "안녕히 계세요."라고 말했다.


좋아…… 나는 이런 상황을 좋아한다. 나를 제외하면 세상은 언제나 스위스 고급시계처럼 정교한 톱니바퀴의 맞물림에 의해 움직이는 것처럼 생각되기 마련이다. 온갖 실수는 나만 저지르니까. 다른 사람들은 실수를 하지 않거나, 설령 하더라도, 다음 순간에는 그것을 아주 자연스럽게 무마시키는 바람에 내 쪽에서 몹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것이 실수였는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명백하다. 그가 내게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했어야 했다는 점은 누구라도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짧은 길 위에서 나는 미소를 지었다. 세상이, 실수를 했다. 알바는 지금쯤 카운터에 주저 앉아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


"'안녕히 가세요'라고 했어야 했어."


그런 상상을 하자 나는 발걸음을 돌려 다시 편의점에 가서 그를 위로해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나도 실수를 하니까요. 사실 나는 아주 실수를 많이 하는 사람이랍니다.


하지만 왜? 기껏 세상과의 게임에서 얻은 1점을 스스로 반납하겠는가?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 생각할수록 그가 옳았다는 의심이 든다. 그가 "안녕히 계세요."라고 한 이후로 나는 계속 그곳에 머물러 있다.

거기서 있었던 일을 계속 생각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런 나의 운명을 향해 세상은 "안녕히 계세요."라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