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시를 열심히 공부해본 적은 없습니다. 아니, 열심히 읽은 적이 없다고 할까요. 딴에는 이런저런 시(의 형태를 한 글)들을 쓰기야 했지만, 사실 심심풀이 메모나 낙서에 불과했던 것 같아요. 소설을 읽을 땐 그래도 뭔가 가늠이 되는데, 시를 읽을 땐 그게 안 돼요. '시인'의 영역이란 정말 아득하게 먼 곳이구나, 그렇게만 생각했네요. 죽기 전에 좋은 시를 하나는 남기고 싶은데, 막연한 희망사항이죠.


지금껏 미래파보다 서정시에 끌렸던 것도 그래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위계가 있는, 다소 폭력적인 방식의 시들이 읽기 편했어요. 그냥 안주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조금 뜬금없는 얘기지만 지금도 헤겔을 좋아하거든요. 정말이지 낡은 취향이죠. 미래파 시들은 확실히 반 헤겔적이니까(개인적인 인상입니다), 그래서 시작이 어려웠던 건가 싶어요.

아무튼, 얼마 전 마리네티에 관한 짧은 글을 읽었는데 되게 신선하더라구요(제 속도가 참 더디죠). 그리고 곧장 김선오 시인의 <목조 호텔>을 읽게 되었는데, 뭔가 뒷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어요.

한 줄 요약하자면,

시집 추천받습니다. 시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