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의 시

외톨이는 방 안에서 세계를 봐
누군가는 은둔자를 모욕하지만
식물이 제자리인 건 죄가 아니잖아
같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를
다리 사람과 뿌리 사람으로 분류해줘

노트북을 켜면 사람을 만나
나무들이 텔레파시를 보낸다는
목신설의 전설을 나는 믿어
멀리서 랜선 대화로 맺은
우리의 사랑도 진실일 거야

눈과 불의 온도가 같은
화면 너머의 세계가 거짓이라면
삶이란 죽음만큼 거짓말이야
모두가 잊어버린 사람들이라고
이 세상에 존재한 적 없는 건 아니야

마음으로 떠나는 모험도
우리가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야
거울을 보는 게 괴롭고
육체를 사람들이 무시하더라도
정신계에서 나는 용사의 동반자였어

그것이 추해도 행복이라면
그냥 웃으며 존중하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