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시에 있어서 남보다 재능이 있어서 남보다 두드러질 수 있을 거라 믿는 사람은 결국은
세상에 얼마나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시를 쓰는 사람이 1부터 99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만 확인하게 될 것,
그거야 말로 바벨탑 아니겠음, 시로 바벨탑을 쌓으려고 한다니 얼마나 어리석음, 문학이 스포츠처럼 잠깐의 기량이나 뽐내며 이기는 걸로 생각한다면, 결과적으로 세상의 무수한 재능자들에게 밀려서 예선도 못 들 것임.
차라리 옆에 피라미드를 새로 지어자
남들이 모두 모여서 경쟁하며 서로를 구속하며 조금씩 밖에 움직일 수 없는 동안
버린 땅에서 밭을 일구자
그러나 그것도 많은 것을 알고
시야가 넓어야 할 수 있는 일이지
시야를 좁혀야 이 탑에 집중할 수 있다고 보통은 생각하고 있으니
자기랑 똑같은 사람을 칼로 찔러 죽이고 밀어트려 떨어뜨리면서
맞는 말이다. 하지만 조금 정정하자면 시 쓰기의 재능은 당연히 있다. 그 사실에 집착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말은 옳다. 뛰어난 재능을 지닌 사람들도 결코 1~99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추상화는 부정확하다. 세계는 애초에 바벨탑 식의 구조화를 허락하지 않으며 우리가 할 일은 그것을 받아들이기다.
“경쟁으로 인해 소모되지 말고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자!”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자기만의 세계는 없다. 모두 그 황량함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아무리 잘 쓰는 사람일지라도… 잘 쓰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갈 곳 없음을 직시한다.
안타깝지만 문갤에는 유독 이런 종류의 아픈 사람들이 많음. 어느 순간 생각하는 일에 지쳤고, 현실과 직접 접촉하는 감각들을 더 이상 감각하려고 하지 않음. 신기루 같은 균형을 맞춰 놓고 독서를 더 이상 하지 않고 오늘에 있지 않음.
ㅇㅇ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문학의 최대 효용이 바로 그런 도피로부터 나를 끌어내는 것, 나를 강행하는 것 아냐? 내가 얘보다는 잘 쓰지 않냐느니 여기보단 저기서 등단하는 게 낫지 않냐느니 그런 말은 불필요한 것이다. 여러분은 전혀 다른 것을 확인하려고 애써야 한다…
재능이 있으면 시는 잘 쓰겠지요 근데 잘 쓴 시가 꼭 좋은 시는 아니던데요 좋은 시에 어울리는 단어는 밑천이 아닐까 싶더라구요